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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실직했다면 특별면책 신청하세요"

법원 문턱 낮췄지만 6~8월 33건

전체 개인회생 사건 비해 극히 적어

"사실 소명해 제도 적극 활용하길"

코로나19 여파로 서울에서 문을 닫는 음식점과 PC방이 늘어나면서 지난 2·4분기 2만개의 상가가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의 한 상가에 폐업정리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기 부진 등으로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채무자들을 위해 법원이 특별면책의 문호를 넓혔지만 신청은 크게 늘어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주의 폐업이나 임금체불·실직·이직 등으로 소득이 없어지거나 줄어든 경우 특별면책 사유가 되는 만큼 제도를 적극 활용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 동안 개인회생 채무자들에게 총 33건의 특별면책 결정을 내렸다. 6월 3건, 7월 6건, 8월 24건 등이었다.

대법원 산하 회생파산위원회는 6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악화를 고려해 특별면책을 활성화할 것을 권고했다. 특별면책은 채무자회생법에 따라 36개월의 의무변제기간 동안 최저생활비를 빼고 나머지 금액을 빚을 갚는 데 사용해야 하는 개인회생 채무자들의 빚 탕감 의무를 없애주는 제도다. 채무자 입장에서는 좋은 기회지만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특수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면 법원이 특별면책을 허용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실제 6월 대법원 권고 이전에 서울회생법원이 허가한 특별면책 건수는 6개월 동안 단 1건에 그쳤다.

하지만 아직 많은 채무자가 특별면책의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6~8월 3개월 동안 특별면책을 받은 33건은 올 들어 7월까지 서울회생법원에 접수된 전체 개인회생 사건 9,929건의 극히 일부에 불과한 상황이다.



서울회생법원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특별면책 기회가 제한적으로 주어졌기 때문에 채무자들은 제도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코로나19로 직업을 잃거나 폐업하는 등 관련 사실을 소명할 수 있다면 법원에 특별면책을 신청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특별면책을 신청한다고 법원이 모두 허가해주는 것은 아니다. 채무자와 채권자의 관계, 채무금액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사건별로 판단이 이뤄진다.

코로나19로 인한 채무자들의 부담은 통계로도 나타난다. 7월까지 전국 법원에 접수된 개인파산 신청 건수는 2만9,00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만7,281건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개인회생을 포기하고 바로 파산 절차를 진행하는 채무자들이 늘고 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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