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기 불황과 맞물려 서민들의 복권구매가 급증했다. 올 상반기 복권 판매액은 2조6,208억원으로 복권위원회가 사업 실적을 공개한 지난 2005년 이후 최대 규모다.
16일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복권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한 2조6,208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기준 복권 판매액 증가율은 2012년(17.7%)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복권은 경기가 안 좋을수록 잘 팔리는 불황형 상품으로 분류된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코로나19에 따른 불황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부동산 가격 상승 추이가 계속되면서 ‘한탕’을 노린 복권 구입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상품별로 보면 로또 판매액이 약 2조3,082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인쇄식 복권(1,863억원), 결합식 연금복권(855억원), 전자식 복권(408억원)의 순이었다. 이 중 연금복권 판매액은 전년 동기의 508억원 대비 68.2% 급증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2012년 판매액 1,313억원을 기록한 후 8년 만에 최고치다.
이 같은 연금복권 판매액 증가는 1등 당첨금이 월 5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늘었기 때문으로도 풀이된다. 기재부는 세전 기준 월당첨금을 700만원으로 높인 ‘연금복권 720+’를 4월 말 내놓으며 2011년 7월 연금복권을 출시한 후 9년여 만에 당첨금을 높인 바 있다. ‘연금복권 720+’는 기존 ‘연금복권520’과 장당 구매가격은 1,000원으로 같다. 또 1억원의 일시금을 지급하던 연금복권 2등 당첨자에게 10년간 매월 100만원의 연금을 지급하기로 하고 보너스 추첨 제도를 신규 도입하는 등 연금 당첨자도 확대했다. 연금복권은 도입 당시인 2012년 상반기 기준으로 1,313억원어치가 팔렸지만 2013년 상반기(681억원), 2014년 상반기(478억원)에 연속으로 판매액이 떨어지며 인기가 급하락한 바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 불안한 마음이 지속되면서 ‘한탕주의’ 등에 기대게 된다”며 “무엇보다 최근 ‘주식대박’ 등 주위에서 성공을 한 사례가 늘어나자 투자와 관련한 일종의 동조심리가 강화되면서 로또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세종=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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