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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숙한 클래식 콘텐츠로 선한 영향력 끼치고 싶어요”

[인터뷰]클래식 유튜브 ‘또모’ 백승준 대표·황예은 이사

보고 듣고 웃는 ‘클래식 판 예능’으로 화제

“클래식 진가 알리자” 음대 재수 때 시작

“수리 영역 시험 시간에 영상 기획안 짰죠”

원격 피아노로 교수님 속이기 등 기발함에

유명 아티스트 출연→공연 흥행 선순환까지

전문 앱 개발·공연기획·매니지먼트 등 확장

유튜브 클래식 채널 ‘또모’를 운영하는 백승준(왼쪽) 대표와 황예은 이사/사진=권욱기자




어렵게만 느껴졌던 클래식이 이토록 재밌는 예능이 될 줄은 몰랐다. 딱딱한 격식을 벗고 재기발랄한 접근으로 ‘클래식 판 예능’의 새 길을 개척 중인 유튜브 채널 ‘또모’ 이야기다.

지난 2018년 개설된 또모는 기존의 연주 영상 위주의 클래식 유튜브 세계에서 남다른 기획 영상으로 주목받으며 개설 2년여 만에 41만 구독자를 확보한 인기 채널이다. 채널을 이끌어가는 운영진은 스무 살을 갓 넘긴 음대생들이다. 세종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하는 21세 동갑내기 백승준 대표와 황예은 이사는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클래식의 진가를 친숙한 방식으로 대중에게 알리면서 음악계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게 또모의 비전”이라고 밝혔다.

또모의 창의적인 콘텐츠는 일반 구독자는 물론 음악 전공생과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화제다. 그동안 선보인 영상은 ‘피아노 전공생이 음식을 먹고 맛을 피아노로 표현한다면’, ‘많이 들어봤지만, 제목을 모르는 현악 클래식 곡’, ‘세계 최고 바이올린과 일반 악기, 구분할 수 있을까’ 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챌린지부터 ‘세계 톱 클래스 피아니스트에게 레슨을 받아본다면’, ‘원격 피아노로 교수님 속이기’ 등 전문성을 갖춘 기획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원격 피아노로 피아니스트 디미트리 시쉬킨의 연주를 일반 음대생의 연주로 속여 교수들에게 평가를 받아보도록 한 또모의 ‘학점 포기하고 교수님을 속여봤습니다’ 영상은 누적 조회수 880만뷰를 넘겼다. 기발한 기획을 살리는 재치 넘치는 자막도 또모 인기 비결로 꼽힌다./사진=또모 유튜브 캡쳐


“유튜브에 클래식만 다루는 채널이 없어서 클래식 전공자로서 아쉬운 마음이 컸다”는 백 대표는 ‘없으면 만들자’는 마음에 입시를 준비하는 틈틈이 영상 편집을 배우고,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그 노력이 차곡차곡 쌓여 그가 재수생이던 2018년 또모가 첫발을 내디뎠다. “재수 때 점수가 더 낮았어요. 영상 편집이랑 수능을 바꿨다고 할 정도로.(웃음) 두 번째 수능 땐 점수가 반영되지 않는 수리영역 시간에 또모 프로그램 기획안을 짤 정도였어요. 대입에만 가치를 뒀다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었죠.”(백) 이때의 기획들은 또모의 구독자가 40만을 넘어설 정도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됐다. 황 이사 역시 백 대표의 열정과 또모의 비전을 보고 힘을 보태기로 결심했다. 황 이사는 “사실 음대생들은 연주 기회를 얻는 소수를 제외하면 설 자리가 많지 않다”며 “음악인의 모습을 제대로 알리려는 취지가 와 닿았다”고 돌아봤다.

또모의 강점은 클래식을 모르는 사람과 전공자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에 있다. 호기심과 정보, 전문성을 모두 갖춘 셈이다. 황 이사는 “콘텐츠를 기획할 때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의 시선에서 시작하려고 한다”며 “나와 백 대표 둘 다 인문계에서 예대를 준비했던 경험이 이런 접근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친숙한 접근과 더불어 ‘지하철에서도 시청 가능한 10분 이내의 분량’, ‘청각 장애인을 고려한 자막’ 등 영상 문법에 대한 나름의 원칙도 조회 수를 끌어올리는 전략이다.



‘조기축구에 나타난 메시’라는 부제목으로 올라온 피아니스트 임동민의 음대생 레슨 영상은 250만뷰를 넘기며 인기를 끌었다./사진=또모 유튜브 캡쳐


음대생 도전 영상 위주로 운영되던 채널은 지난 9월 유명 아티스트가 출연하는 ‘연주자들’ 프로그램을 기점으로 전문 채널로 한 단계 도약했다. 피아니스트 임동민과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의 음대생 레슨 영상은 각각 조회수 250만 뷰, 470만 뷰를 기록했고, 세계 콩쿠르를 휩쓴 피아니스트 디미트리 시쉬킨이 원격 피아노로 음대 재학생의 연주인 양 음대 교수들을 속이는 영상은 880만 뷰를 넘기며 화제를 모았다. 유튜브 영상의 인기는 출연 아티스트들의 공연 흥행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낳았다. 또모의 사세도 확장되고 있다. 공연 기획과 매니지먼트 업을 추가한 데 이어 최근엔 전용 어플 ‘또플’ 개발도 추진 중이다. 백 대표는 “어린 나이에 쉽지 않은 도전들이지만, 관련 기관의 투자나 교육으로 배우면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모는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예술분야 초기기업 사업 기반 구축 지원 대상으로 선정돼 사업 모델 개발과 실무·투자 컨설팅 등을 지원받고 있다.

유튜브 클래식 채널 ‘또모’를 운영하는 백승준(오른쪽) 대표와 황예은 이사/사진=권욱기자


연주자로서의 길에 대한 아쉬움은 없을까. 두 사람은 망설임 없이 “전혀” 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또모를 통해 많은 음대생과 실력파 연주자들을 만나면서 ‘이런 사람들이 연주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 커졌다는 것이다. “저희는 연주자를 띄워주고, 그렇게 음악계에 선한 영향을 끼치는 역할로 만족합니다.” 이 같은 포부의 확장을 위해 또모는 ‘예고생 프로젝트’라는 경연 프로젝트로 재능있는 인재를 발굴할 계획이다. 단순 경연을 넘어 첼리스트 심준호,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 색소포니스트 브랜든 최, 피아니스트 임동혁 등 세계적 연주자들의 심사와 음대생과의 멘토링 프로그램을 더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다는 게 이들의 바람이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사진=권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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