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한다. 카카오게임즈의 상장 흥행에 힘입어 내년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에 나설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23일 열린 이사회에서 IPO 추진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연내 감사인 지정 신청 및 상장주관사 선정 절차에 나선다. 카카오뱅크는 “IPO 추진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자본확충 수단 확보 차원”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7년 7월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출시 상품마다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급성장하고 있다. 카카오톡 단톡방에서 바로 관리할 수 있는 ‘모임통장’과 26주 동안 매주 1,000원~1만원씩 증액되는 금액을 납입하는 ‘26주 적금’은 카카오뱅크의 대표 상품이다. 6월 말 현재 모임통장 이용자 수는 660만명, 26주 적금 누적 개설건수는 560만좌를 넘어섰다. 지난해 출시한 잔돈 모으기 서비스인 ‘저금통’ 서비스는 출시 2주도 안 돼 100만명이 가입했다.
다양한 연계대출과 중금리대출도 효자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정책 중금리대출인 ‘사잇돌대출’, 개인사업자를 위한 100% 비대면 사잇돌 대출인 ‘개인사업자 사잇돌 대출’,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신용대출’ 등 다양한 신용대출 상품을 연이어 선보였다. 주력상품인 신용대출과 전월세보증금대출 등의 잔액은 올해 상반기 17조6,8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상반기 55조원이었던 이체금액도 올 상반기 100조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관건은 몸값이다. 올해 증시가 상승세를 타며 공모주 시장까지 호황을 보이자 장외시장의 카카오뱅크 주가도 급등했다. 비상장 주식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카카오뱅크의 주당 가격은 10만8,000원이다. 시가총액은 40조원에 육박한다.
증권가는 장외시장 기준 카카오뱅크의 몸값을 5조4,000억~8조9,000억원으로 보고 과도한 기대 심리는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카카오뱅크의 지속적인 성장을 확신하는 분위기다. SK증권은 “2017년 영업을 시작한 지 2년 만에 흑자 구조를 만들었고, 비약적으로 성장했다”며 “카카오 플랫폼의 공유, 초기의 빠른 증자와 인프라 투자, 핵심사업의 적절한 선택과 집중 등을 통해 빠르게 성장궤도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현대차증권은 카카오톡이라는 막강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카카오뱅크의 확장성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증자 필요성에 대해서 카카오뱅크는 “IPO 추진을 결의했지만 자산증가 속도 및 자본적정성 확보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본확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지주사가 아닌 은행의 신규 상장은 1994년 기업은행이 마지막으로, 카카오뱅크가 내년에 상장하면 27년 만이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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