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까지 도입한 각종 재정 정책과 제도를 앞으로 더 늘리지 않고 유지하기만 해도 50년 뒤인 2070년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185.7%에 이르고, 연간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6.1%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국회예산정책처는 30일 ‘2020 NABO(국회예산정책처) 장기 재정전망’ 보고서에서, 정부와 각종 연·기금이 현재의 정책과 제도를 유지한다면 올해 3차 추경 기준 550조3,000억원인 정부의 총지출은 연평균 1.6%(불변가격 기준)씩 증가해 2050년에는 979조9,000억원, 2070년에는 1,216조1,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올해 439조2,000억원으로 전망되는 정부 총수입은 매년 1.3%씩만 늘어나 2050년에는 733조5,000억원, 2070년에는 817조5,000억원으로 증가하는 것에 불과할 것으로 지적됐다. 법인세 수입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지만 소득세 수입은 인구 감소로 인해 2040년부터 하락한다.
정부가 거둬들이는 돈에 비해 지출이 커지면서 재정 적자가 이어지고 폭도 더욱 커질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GDP의 -4.7%인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2050년에는 -5.5%, 2070년에는 -6.1%로 커진다. 이 해에 통합재정수지 적차는 -10.9%까지 달할 것으로 우려된다는 게 국회 예정처의 지적이다.
현재 860조1,000억원 수준인 국가채무도 빠르게 증가해, 2050년에 4,113조3,000억원, 2070년에 6,789조9,000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올해 3차 추경 기준 44.5% 수준이지만, 20년 뒤인 2040년에는 103.9%, 2050년에는 131.1%, 2070년에는 185.7%에 달한다.
국민연금을 포함한 사회 보장성 기금은 올해에는 10조7,000억원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후 인구 고령화로 지출은 늘어나는 반면 경제활동인구는 감소해 기금 수입이 줄어들면서 2039년부터 적자로 바뀌고, 그 폭도 점점 커지는 것으로 지적됐다. 연간 적자 규모는 2070년에는 176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정처의 한 관계자는 “현행 제도 유지 시 장기적으로 재정이 지속 가능하기 힘든 상황임을 확인했다”며 “세입 확충 방안과 (국민연금 등의) 의무 재량지출의 구조조정 방안과 같은 정책 조합의 구성 및 시행 시점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때”라고 설명했다.
/김상용기자 ki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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