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이 20대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올해 8월 말까지 20대의 누적 증권계좌 수가 지난해 말에 비해 240만개 늘어났고, 신용거래는 잔액 기준으로 133% 올랐으며 신규 대출액은 8조2,000억원에 달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7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장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과 비교해 전 증권사의 올해 8월 말 누적 증권계좌 수는 1,069만개 늘었다. 지난해 말에 전년 대비 459만개가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 해가 채 가기도 전에 누적 계좌 수 증가 폭이 2배 이상 커진 것이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의 누적 계좌 수가 254만개 늘어 가장 증가 폭이 컸다. 그 다음이 20대로 246만개 늘었다. 바로 직전 년도에 1년간 누적 계좌 수가 110만개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2배 이상 증가 폭이 커진 것이다.
신용거래융자의 올해 8월 말 전체 잔액은 16조2177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76%가량 늘었다. 역시 연령대별 증가율을 보면 20대가 가장 높았다. 작년 말 1,624억원에서 올 8월말 3,798억원으로, 133.8%(2,705억원) 늘었다. 이 같은 증가율은 같은 기간 30대(71.6%)와 40대(70.5%) 증가율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올해 코스피지수가 1500대 밑으로 떨어졌던 3월 말까지만 하더라도 20대의 신용거래 잔액은 1,093억원에 불과했지만 이후 주가가 급등하면서 불과 4개월 사이에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예탁증권담보융자의 잔액 증가율은 10대가 가장 높았다. 8개월 만에 82%가 늘었다. 다만 잔액은 98억원 수준에 그쳤다. 그 다음은 역시 20대가 차지했다. 올해 8월 말 20대의 증권담보융자 잔액은 전년 말 대비 26%가 늘어 2,020억원에 달했다. 장 의원은 “20대의 계좌 수와 신용거래가 늘어서인지, 20대의 증권계좌 잔고는 올해 8월 말 기준 16조7340억원에 달해 전년 대비 57% 늘어났으며, 아직 매매 결제대금으로 사용되지 않은 증권계좌 예수금 잔액도 2조257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3배가량 늘어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빚내서 투자한다는 신용거래잔액이 전년 말 대비 133% 늘어난 점은 매우 우려스러운 부분”이라며 “20대가 이처럼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한탕주의 때문이 아니라, 갈수록 심화되는 자산격차와 사회 전체적으로 공고해지는 불평등 속에서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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