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8GHz 주파수 대역을 활용한 5세대(5G) 이동통신 전국망을 구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28GHz 대역은 롱텀에볼루션(LTE) 대비 20배 빠른 속도 등 5G의 특성을 활용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기정통부 국정감사에서 “정부는 5G의 28㎓ 주파수를 전 국민에게 서비스한다는 생각은 전혀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28㎓ 주파수로 전국망 서비스가 가능하느냐”는 윤영찬 더불어 민주당 의원 질의에 “대개 기업 간 서비스(B2B)를 많이 생각하고 있다”며 이와 같이 답한 것이다. 이어 최 장관은 “실제 기업들과 그렇게 추진 중이다”며 “B2B를 포함한 특정 서비스를 위한 것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8㎓ 주파수를 이용한 5G 서비스는 현재 상용화한 3.5㎓ 주파수의 5G에 비해 데이터 전송량(전송속도)이 훨씬 높다. 이로 인해 스마트팩토리·스마트시티 등 4차 산업혁명을 실현하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 꼽힌다. 하지만 직진성이 강한 고주파 대역의 전파는 장애물을 넘지 못해 전파의 도달거리가 3.5㎓ 대비 15% 이하로 평가된다. 이러한 한계로 지난 9월 SK텔레콤은 28㎓ 주파수에 대해 “속도와 안정성, 체감 품질 면에서 B2B 특화 서비스에 활용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밝힌 바 있다.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미국 국방혁신위원회도 5G 투자전략을 28GHz 대역에서 서브6(6㎓ 이하) 주파수로 전환할 것을 제언했다”며 “전 세계의 표준화 흐름을 잘 관찰해 28㎓ 대역의 한계를 분명히 이야기하고 그에 따라 우리에게 맞는 새 전략을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다수 국민이 28GHz 주파수를 활용한 5G를 이용할 수 없어 불만이 격화될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실제 속도가 5G가 LTE보다 최대 20배 빠르다는 광고가 현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실제로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5G를 사용하다 LTE로 전환한 가입자는 56만2,656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홍의원은 “5G의 낮은 품질, 충분하지 않은 커버리지, 비싼 요금제에 질린 소비자들이 번거로운 절차를 뚫고 LTE로 돌아가고 있다“며 ”통신사업자들은 5G 품질향상과 이용자 만족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태기자 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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