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번엔 中 핀테크업체 조준..."앤트그룹, 위챗페이 제재 검토"

블룸버그 보도…“개인·금융정보 유출” 안보 우려

제재 임박은 아닌 듯…세계최대 IPO에 찬물 끼얹나

지난 9월 1일(현지시간) 홍콩의 한 식당 앞에 중국의 전자결제 시스템 위챗페이 사용이 가능하다고 알리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앤트그룹, 텐센트 등 전자결제 플랫폼에 대한 제재를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블룸버그 자료사진

미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때리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전자결제 플랫폼에 대한 제재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인 7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미 정부가 국가안보 우려를 들어 앤트그룹, 텐센트 등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앤트그룹은 알리페이, 텐센트는 위챗페이 등 전자결제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통신에 따르면 미국 고위관리들 사이에서 중국 전자결제 플랫폼에 대한 제재 여부와 방식을 둘러싼 논의가 최근 몇 주 동안 급물살을 탔다. 지난 달 30일에는 미 행정부의 일부 관리들이 백악관 상황실에 집결해 이 사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관리들은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인 앤트그룹과 텐센트 등 중국의 핀테크 기업이 전 세계 전자 결제를 지배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중국 공산당이 수억명의 개인, 금융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통신은 제재의 확정이 임박한 것은 아닌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관리들은 법률적으로 타당한 접근법을 찾는 과정에서 차질을 겪고 있으며 제재 시점을 두고도 회의적인 것으로 전해다.



블룸버그는 앤트그룹이나 텐센트에 대한 제재 검토안이 최종 결정권자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된 정황은 없다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뒤로 고위관리들 사이에서 논의가 진척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앤트그룹이 미국 정부의 제재 표적이 되면 임박한 기업공개(IPO)가 작지않은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이 지분 50.5%를 보유한 앤트그룹은 전세계에서 9억명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현재 앤트그룹은 무려 2,500억달러(약 289조원)에 육박하는 기업가치 평가액을 앞세워 홍콩과 상하이 증시에 동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앤트그룹이 350억달러(약 40조5,000억원)를 조달해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290억 달러)를 뛰어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노희영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