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정부는 소비자 구매패턴 변화 등을 고려해 소비자물가지수 조사 품목을 조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최근 소비 현실을 반영해 추가 품목 선정, 가중치 조정, 신규 도시 조사 등을 포함한 소비자물가지수 개편 작업을 해 내년에 발표할 계획”이라며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가구 소비지출 구조에 급격한 변화가 예상돼 다양한 자료수집과 전문가 의견수렴 등 충분한 검토를 통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소비자물가 조사 품목은 총 460개로 지난 2015년 선정돼 개편 작업은 5년 만이다. 신규 조사 품목에는 반려동물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급증한 추세를 고려해 애완용품이 우선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선글라스 역시 생활 속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아 추가될 것으로 전망되며 마스크와 건조기는 최근 몇 년간 미세먼지 이슈 속에 중요성이 커졌다. 다만 마스크의 경우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판매량이 급증한 측면이 있어 가중치를 얼마나 반영할지 고민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소비자물가 개편에서는 2017년 기준인 가중치를 2020년 기준으로 변경하는 작업도 병행된다. 각각의 상품과 서비스는 가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가중치가 부여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식료품 소비와 온라인·배달 시장 규모가 급증한 데 비해 외식 및 해외여행이 감소한 것을 어떻게 적용할지가 주요 변수 중 하나다. 계절과일 보관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조사 대상기간을 확대하는 등 계절품목의 지수 작성 방법도 개선한다. 또 도시 인구변화를 반영해 경기도 화성과 경남 양산을 추가해 조사 도시를 38개에서 40개로 확대, 지역 대표성을 높일 계획이다.
정부는 이런 작업들을 통해 체감물가와 물가지표와의 괴리를 최대한 줄인다는 목표다. 통계청은 매달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에서 460개 품목 중 자주 구매하고 지출 비중이 높아 가격 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1개 품목을 토대로 ‘생활물가지수’도 공표하는데 생활물가지수 구성품목도 개편할 방침이다.
소비자물가는 9월 전년 동월 대비 1.0% 상승해 6개월 만에 1%대로 올라섰으나 긴 장마 등의 여파로 채소류가 34.7% 높아지는 등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 컸다. 통계청 관계자는 “계층별로 다른 주요 소비 품목과 비중을 측정해 소득에 따른 물가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소득 계층별 물가지수도 내부 수요가 있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박효정·황정원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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