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는 의류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의 주가가 반등 중이다. 본업이 정상궤도에 오르며 주가·실적이 하방 지지력을 확보한 덕분이지만 아직 고객사의 재고 수요 회복을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8일 한세실업(105630)은 전 거래일 대비 2.09% 하락한 1만8,700원에 마감했다. 한세실업의 지난 8월부터 상승률은 76.42%에 달한다. 이날 영원무역(111770)은 최근 두 달 새 18.84% 뛴 2만8,700원에 시세를 형성했으며, 화승엔터프라이즈(241590)도 같은 기간 23% 올랐다.
코로나19 여파로 실적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거렸던 OEM 업체의 주가가 반등한 것은 업황의 회복 기미 때문이다. 이달 8일 메리츠증권은 한세실업과 영원무역의 3·4분기 영업이익을 각각 310억원, 798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시장의 컨센서스를 약 20% 웃도는 수치다. 미국 의류 재고율이 정상화 단계에 접어들고 대만 OEM 업체 Makalot의 8월 매출액이 작년 동기 대비 28.9% 급등하며 투자심리가 회복됐다. 이들의 부업도 실적 개선에 큰 힘을 보탤 것으로 관측된다. 한세실업은 방호복·마스크 판매가 호조세고, 이동 수단으로 자전거가 주목받으며 영원무역의 자회사 ‘Scott’의 매출 호전이 기대된다. 하누리 메리츠 증권 연구원은 “한세실업은 펀더멘털과 모멘텀 강화가 동시에 발생해 매수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목표가를 기존 2만2,0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상향했다.
다만 코로나 19라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가시지 않은 만큼 업황 회복 속도에 대해서는 이견도 나온다. 지난 8월 미국 소매 의류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4% 줄었지만 재고(7월 기준)는 올해 2월 대비 91% 수준을 유지 중이라 재고 재확충 수주를 기대하기에는 이르다는 진단이다. 또 주가 반등의 근거로 꼽힌 Makalot의 매출액이 9월에는 작년 대비 14.8% 후퇴했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OEM 업체의 실적은 매출 반등이 아닌 매출 증가 후 재고 증가 구간에서 본격화되며 (현재 한세실업은) 밸류에이션 부담이 존재하는 상태”라며 한세실업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단기매수’로 낮췄다.
/이승배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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