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에 기업뿐 아니라 가계대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금융권 대출 심사는 갈수록 깐깐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될 것으로 우려되는 가계는 은행 문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금융기관 대출행태조사’ 결과 올해 4·4분기 국내 은행의 대출태도가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소폭 강화될 것이라고 12일 밝혔다. 4·4분기 은행의 가계주택 대출태도지수는 -6, 가계일반은 -9를 기록했다. 대출태도지수가 플러스(+)면 대출 심사를 완화한다는 은행이 많다는 것이고 마이너스(-)면 반대를 나타낸다.
한은은 여신건전성 관리 강화,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한 차주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우려 등으로 가계 일반대출을 중심으로 대출태도가 다소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각각 -3으로 소폭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코로나19 피해 기업이나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은 다소 완화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은행은 4·4분기에 기업과 가계 모두 신용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의 신용위험은 대내외 여건 불확실성 지속, 실물경기 부진에 따른 기업 실적 악화 가능성 등으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계 역시 소득 감소에 따라 저신용·저소득층 등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신용위험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신용위험이 높아지는 가운데 기업과 가계의 대출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기업대출 수요는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유동성 확보 필요성 등으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가계대출 수요 역시 경기 침체에 따른 가계소득 부진과 주택 관련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일반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태도 역시 대부분의 업권에서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여신건전성 관리와 정부의 부동산 관련 대출 규제 등 영향으로 심사를 깐깐하게 보겠다는 입장이다. 차주의 채무상환능력 저하에 신용위험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조지원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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