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 개미 운동’에 힘입어 상승 랠리를 펼치던 증권주들이 최근 국내 증시의 숨 고르기 장세와 함께 주춤하고 있다. 증권사들의 실적은 올 2·4분기가 고점이었다는 진단이 많은 가운데 저평가된 주가, 배당 등을 고려하면 투자 매력은 여전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증권지수는 최근 한 달간(9월 16일~10월 16일) 7.06%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폭(-3.87%)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한국금융지주(071050), 키움증권(039490)의 경우 주가가 10% 이상 하락했다.
국내 증시가 9월 중순부터 급격하게 활력이 떨어지자 시장 상황에 민감한 증권주의 몸값도 하락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실제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 8월 16조1,900억원에 이르렀던 코스피 일 평균거래대금은 9월 14조1,956억원, 10월 현재 11조 446억원 수준으로 급감하고 있다. 지난 9월 18조원에 가까웠던 신용거래 잔고도 최근 17조3,000억원대로 줄었다.
이에 증권사들의 실적은 올 2·4분기 이미 고점을 찍었다는 진단이 나온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3·4분기 한국·미래·삼성·NH·키움 등 5개사의 영업이익 컨센서스 합계는 1조2,494억원 수준으로 집계된다. 직전 분기(1조5,756억원) 대비 약 20.7% 급감한 것이다. 올 4·4분기 성적은 더 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랠리가 종료되면 증시 상승세 둔화와 거래대금 감소가 발생하기 때문에 증권사 이익에는 부정적”이라며 “올 3분기와 4분기는 전 분기 대비 이익이 줄고 내년 2분기부터는 전년 동기 대비 이익감소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예년과 비교하면 국내외 주식 투자는 크게 늘어난 상태며 주가 역시 저평가됐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정준섭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실적 둔화를 주요 증권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최근 3년 평균에 미치지 못하며 PER(주가수익비율)도 매우 낮다”며 “올해 증권사 대부분 작년 수준 또는 그 이상의 배당이 가능할 것으로 보며 비중 확대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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