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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급망 밑그림 '재편'...베트남에 배터리 공장 가능성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과 베트남의 응우옌 쑤언 푹 총리가 20일 베트남 하노이 총리실에서 단독 면담을 갖고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20일(현지시간)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와 만나 투자확대를 논의하며 현지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부회장은 베트남 내 주요 사업장들을 직접 점검하며 투자 확대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힘을 쏟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과 중국의 통상갈등에 대응해 신남방 전진기지인 베트남 생산을 확대하고 수출 다변화를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산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푹 총리는 삼성의 베트남 사업 현황을 점검하며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최주호 삼성전자 베트남 복합단지장 부사장 등이 배석했다.

푹 총리는 “삼성이 베트남에서 반도체 공장을 투자해 베트남에서 운영 중인 전기·전자 분야 공급망을 보완해줄 것을 희망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푹 총리는 지난해 11월 국내 방한해 이 부회장을 만났을 때에도 반도체 투자 확대를 요청한 바 있다. 베트남 정부는 삼성이 반도체 등 첨단 제품 생산기지를 신설할 경우 법인세 면제 등 파격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면담 이후 구체적인 투자 계획은 따로 발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과 푹 총리가 단독 회동을 통해 모바일·가전·디스플레이·배터리 등 사업 협력에 관한 사전 교감을 나눴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베트남 언론에서는 삼성SDI가 베트남 전기차 배터리 공장 신설 계획을 발표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푹 총리 외에 베트남 정부 고위관계자들과의 만남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21일에는 하노이에 건설 중인 모바일 연구개발(R&D)센터와 박닌성 스마트폰 공장, 디스플레이 사업장 등도 둘러볼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의 베트남 행보를 두고 일각에서는 중국 중심이었던 생산기지를 베트남으로 이전하기 위한 밑그림 그리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최근 톈진 TV 공장, 장쑤성 쑤저우의 PC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실제 삼성전자는 베트남을 중심으로 폴더블폰 생산기지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신제품인 ‘갤럭시Z폴드’의 생산량 중 20%를 베트남 공장에서 담당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올해 1월 브라질을 시작으로 이달에만 네덜란드·스위스·베트남을 찾는 등 글로벌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부회장의 다음 해외 출장지로는 기업인 입국절차가 간소화된 일본이 거론된다.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기업 및 5세대(5G) 고객사들을 만나 ‘소프트 외교’를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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