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노인’이 많은 일본에서 자산을 금융사 전문가가 굴려주는 신탁이 급성장한 가운데 최근 우리나라 은행권에서도 신탁이 각광 받고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파생결합펀드(DLF)부터 라임·옵티머스에 이르기까지 펀드 판매로 홍역을 치르고 있지만 비이자 수익은 계속 늘려야 해 새로운 신탁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국민들 역시 전문적인 금융지식은 없지만 예금보다는 높은 이자를 원해 신탁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은행 신탁 수탁액 510조...1년새 37.5조↑ |
실제 은행 신탁 수탁액은 빠르게 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8월 현재 509조7,000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37조 5,000억원(8%)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주가연계신탁(ELT)은 금융당국의 총량규제로 지난해 8월 44조3,561억원에서 37조580억원으로 16.5% 쪼그라들었지만 퇴직연금신탁이 124조5,142억원으로 14.9% 늘어나고 부동산담보신탁도 50조8,271억원으로 14.2% 증가해 전체 수탁액이 불어났다.
상속 때까지 전문가가 척척, 은행 신탁 신상품 봇물 |
신한은행도 비대면으로 신탁에 가입할 수 있는 서비스를 20일부터 선보이고 있다. 신한은행 애플리케이션 ‘쏠(SOL)’에서 영상통화를 통해 가입할 수 있으며 창구에서 가입하는 것보다 수수료 0.2%포인트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 역시 5일 ‘사전증여신탁’을 출시했다. 공제 한도를 최대한 활용해 금전을 증여하고, 이를 장기투자해 자녀의 재산 기반을 마련해주는 상품이다. 부모가 투자해 목돈을 자녀에게 증여하는 것보다 일찌감치 증여를 한 후 자녀 이름으로 돈을 굴려 돈을 불리는 것이 세제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점을 활용한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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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은 금 현물에 투자하는 ‘특정금전신탁 KRX골드’를, 기업은행은 사후에 상조회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IBK안심 상조신탁’을 선보였으며 BNK경남은행도 이달 말까지 신탁에 가입하면 상품권을 주는 이벤트를 하고 있다. 기업은행의 상조신탁 상품은 만 19세 이상 국민이 5~500만원까지 자유롭게 적립할 수 있고 해지해도 수수료가 없다. 본인 사망 시 지정된 상조회사 서비스를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수탁자인 기업은행이 상속절차 없이 납입금액으로 직접 상조 비용을 결제해 유가족들의 번거로움을 줄였다. 납입액이 350만원 이상이면 배우자, 직계존비속 유고 시에도 동일하게 할인된 가격으로 상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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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규·이지윤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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