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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반기 국채금리 1%대 상승"

증권가 채권시장 전망

"국내경기 코로나發 '기저효과'

2분기 초반 연중 고점 찍을 것"





연말이 다가오면서 국내 증권가에선 내년도 국채시장 전망을 하나둘씩 내놓고 있다. 당장 내년 상반기까지는 국채 금리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마이너스 성장에 대한 ‘기저효과’로 국내 경기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국채 발행 이슈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상반기 국채 가격의 약세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내년도 국고채 3년물 금리 연간 밴드(예상 범위)를 연 0.75~1.00%로 제시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연 1.30~1.75% 수준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은 내년 2·4분기 초반에 금리가 연중 고점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부진했던 세계 제조업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재고·투자가 정상 수준을 되찾을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내년도 국내 경제성장률이 연 3.3%,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연 1.1%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내년 2·4분기 이후 코로나19로 인한 ‘기저효과’가 사라진다면 중장기적인 저성장 우려에 따라 금리 상승세가 약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회복 및 물가 반등 기대가 높을 1·4분기 말에서 2·4분기 초에 채권 금리 상승 압력이 다소 커질 여지가 있다”면서도 “코로나19의 영향에서 점차 벗어나면 구조적 저성장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국고채 금리는 코로나19로 급락세를 보였다.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돈이 몰리면서 채권 가격이 상승한 것이다. 한국은행이 올해 들어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0.50%로 75bp(1bp=0.01%) 내리는 등 각국 중앙은행이 과감한 통화완화 정책을 펼친 것도 채권금리 약세에 영향을 줬다. 올해 1월 초 연 1.327% 수준이었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코로나19 관련 이슈가 주목받기 시작한 지난 2월부터 내림세를 보이다가 지난 8월5일에는 연 0.795%까지 하락해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기준으론 연 0.935%까지 오르면서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당분간 한국·미국 정부가 코로나19 관련 재정을 확충하기 위해 국채 발행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국채 금리 상승을 견인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채 발행량이 늘어나면 국채 가격이 하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령 내년도 한국 국고채 총발행액은 172조9,000억원으로 올해 예상치(174조5,000억원)와 비슷하다.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20~2025년 연간 국고채 발행액은 평균 160조원 이상으로 추정한다”며 “발행 시장 충격은 채권시장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재료”라고 해석했다.

다만 한국은행의 국채 매입, 외국인·기관의 매수세가 전제된다면 생각보다 수급 이슈가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허정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 경기 충격 등 특별한 이벤트가 없다면 공급 증가는 금리 상승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외국인의 자금유입 기대, 국내 기관의 유동자금 유입, 한은의 국채 매입을 고려하면 금리 상승 폭은 제한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내년도 하반기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긴축 정책을 추진할 경우 금리가 급격히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편 각 증권사는 내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5%를 유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당분간 정부 재정지출이 클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한국은행에서도 재정 조달비용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의미에서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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