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은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7원70전 내린 달러당 1,13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전날 저녁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약진하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뒤집기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원·달러 환율은 역외시장에서 이미 1,130원대 밑으로 내려갔는데 이를 반영한 것이다.
환율은 개장 후에도 낙폭을 확대하면서 1,127원50전까지 하락했지만 낙폭을 다시 축소하면서 1,133원선까지 올라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가 이긴 미시간주와 위스콘신주에서 개표 중단 소송과 재검표를 요구하며 정국 혼란을 부채질하자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 달러화 가치가 오른 것이다. 역외시장에서 위안화가 달러화에 절하돼 고시된 것도 원·달러 환율 상승에 일부 영향을 줬다.
하지만 바이든 후보의 승리가 굳어지는 분위기에 시장이 안정을 찾고 증시의 외국인 매수세에 따른 원화 수요 증가 등으로 환율은 다시 1,130원대 밑으로 떨어졌다. 외환 시장은 바이든의 안정성과 맞물려 그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 달러보다 위험자산인 원화가 강세를 띠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정부도 미국 대선 리스크는 이미 반영됐다고 평가하며 금융 시장 안정에 주력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미국 대선 리스크가 상당 부분 금융시장에 선(先)반영 돼 있다”며 “변동성 확대시 이미 마련된 시장안정조치를 적시에 시행해 적극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 결과가 확정되면 추가 부양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돼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다”면서 “시장은 트럼프보다는 바이든 당선시 부양책이 확대되면서 달러 약세가 강화될 것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손철·박효정기자 runiro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