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개표가 막바지에 들어선 가운데 원화가치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대규모 재정 지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9.5원 내린 1,128.2원에 거래를 마쳤다. 바이든 후보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소식과 함께 환율은 장 초반부터 1,128.15원으로 급락해 출발했다. 환율이 1,120원대로 내려온 것은 10월27일 이후 7거래일 만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대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원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규모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 모두 경기부양책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바이든 후보에게 쏠렸던 시장의 예상과 반대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일시적인 달러 강세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바이든 후보 당선 시 달러 약세 기조가 특별히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미국 대선 리스크가 국내 금융시장에 선(先) 반영됐다고 판단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지난 4일 우리 금융시장은 미국 대선 관련 불확실성 지속 우려 속에서도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며 “미국의 완화적 통화·재정정책의 큰 틀은 유지될 것이라는 점에서 국내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 이미 마련된 시장안정조치를 적시에 시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 주부터 ‘미국 대선 대응 실무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시나리오별 대응을 준비해 왔다. 대선 결과가 확정되면 당선 후보의 공약을 분야별로 나눠 정책 대응 방안을 조율해 나갈 방침이다.
/세종=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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