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새롭게 꾸릴 내각 구성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여성과 유색인종을 대거 기용하는 등 다양성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4년간의 정책 틀을 바꿔야 하는 대대적 작업이 필요한 만큼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시절 금융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있는 관료들이 중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을 필두로 행정부 내 여성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미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는 바이든 당선인 측근의 발언을 인용해 “그가 국무·국방·재무·법무 등에 대해서는 여성이나 유색인종을 기용할 생각이 있다”고 전했다.
우선 여성으로는 국방부 최고위직을 지낸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부 정책차관이 국방장관으로 거론된다. 바이든 당선인의 러닝메이트 리스트에 올랐던 이라크전 참전 경력의 태미 더크워스 일리노이주 상원의원 역시 국방장관 또는 보훈부장관 후보로 하마평에 올랐다. 또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던 수전 라이스는 국무장관 후보군이다. 더크워스 상원의원과 라이스 전 안보보좌관은 유색인종이기도 하다.
여성 재무장관 탄생 가능성도 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유력한 재무장관 후보다. 중도 좌파 성향의 브레이너드 이사는 오바마 정부 때 재무부에서 근무했던 경력도 있다. 또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들었던 엘리자베스 워런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도 재무장관 물망에 오르지만 급진적인 성향 때문에 공화당의 강한 반대에 부딪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은 7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열린 11·3 대선 승리를 알리는 대국민 연설에서 “나는 이 직책(부통령)에 오른 첫 번째 여성이 되겠지만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보리색 바지정장 차림으로 활짝 웃으며 바이든 당선인에 앞서 등장한 해리스는 “오늘 밤을 지켜보는 모든 소녀는 이곳이 가능성의 나라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해리스 당선인은 이어 “성별과 관계없이 우리나라 어린이들에게 이 나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며 “(그것은) 야망을 품고 꿈꿔라. 신념을 갖고 이끌어라. 그저 남들은 예전에 그렇게 본 적이 없었다는 이유를 들어 보지 못할 방식으로 네 자신을 보라”고 격려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