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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원·달러 환율 1,050원 터치" 전망도…수출기업 환손실로 수천억 날릴판

■원화값 22개월來 최고

환율 1% 하락땐 총수출 0.51%↓

환율변동성 확대 수출기업 직격탄

원화강세에 韓떠난 외인 증시컴백

이달에만 2.3조어치 '바이코리아'

亞·신흥국 증시 수혜 기대감 커져

코스피가 1% 이상 상승 마감한 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30.70포인트(1.27%) 오른 2,447.20에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무서운 속도로 하락해 수출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달러 약세 흐름 속에서 원·달러 환율이 내년 상반기에는 1,000원대로 추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수출 전선의 기업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이어 환율 리스크까지 떠안게 됐다. 외환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9일 1,113원90전에 거래를 마치면서 지난 4일(1,137원70전) 이후 3거래일 만에 23원80전이나 급락했다. 외환시장에서는 바이든이 당선될 경우 달러 약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환율 하락 속도가 이처럼 급격히 이뤄질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 나온다.

환율 하락은 미 대선에 따른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동시에 바이든 당선인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한 측면이 있다. 여기에 외국인이 증시에서 순매수로 돌아서자 환율 하락에 가속도가 붙었다는 분석이다. 달러 약세 흐름이 이어지면 외환당국에서는 내달 초 1,050원대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경고음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코로나19 충격 속에 어렵사리 회복세를 보이는 수출이 또 한번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점이다. 원화 강세에 따른 환율 하락은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게 된다.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보다 줄었다고 해도 급격한 환율 하락은 환손실 위험도 키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 하락하면 총수출은 0.51% 감소한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두 달 사이 4% 넘게 떨어졌다.

외환시장에서는 당국이 환율 변동성 확대를 더 이상 용인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달러 약세 흐름을 막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빠르게 하락하면서 정부가 구두개입 등을 할 수 있겠지만 수급이나 대외여건 영향을 더 강하게 받는 상황”이라며 “원화 강세 흐름은 지속되겠지만 환율 하락 속도가 빠르고 코로나19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만큼 속도 조절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투자가는 원·달러 환율을 끌어내린 동시에 주가를 밀어 올렸다. 코스피지수가 29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데는 외국인투자가들의 순매수가 결정적이었다. 외국인들은 최근 가파른 달러 약세 등에 힘입어 이달 들어 6거래일 동안 코스피에서만 2조3,188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코스피를 약 7.5% 끌어올렸다. 같은 기간 개인들은 4조원 이상을 팔았다. 외국인은 이날도 코스피에서 3,331억원, 코스닥에서 1,487억원을 각각 순매수하는 등 매수 행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외국인투자가들이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1조3,580억원을 순매수한 것에 비하면 최근 원·달러 하락세를 타고 매수세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증시 순매수 규모는 월별 기준으로 올 들어 가장 많았다. 외국인은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국내 증시에서 올 2월부터 6월까지 5개월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7월에 5,820억원을 순매수했다가 다시 8월과 9월 연속 순매도세를 나타냈다.

증권가는 ‘외국인의 귀환’을 미 대선에서 바이든이 당선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바이든과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와 예측 불가능한 미중 무역갈등으로 위축됐던 아시아·신흥국 증시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 코로나19 방역 성과가 미국·유럽보다 나은 상황이어서 신흥국 중에서도 투자 매력도가 크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아울러 바이든 정부 출범 후 중장기적으로 약달러 기조가 이어지리라 관측되는 점도 외국인들이 ‘바이 코리아’에 나서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면 미국의 사상 최대 무역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약달러를 유지하며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대규모 재정 부양으로 유효 수요를 진작하는 경제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며 “글로벌 교역의 정상화를 통해 국내 기업들의 수출 진작을 기대해볼 수 있고 외국인 자금의 국내 증시 유입으로 인한 수급 문제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지원·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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