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내년 세계 경제가 5.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중 정책 기조 변화로 미중분쟁의 전선은 오히려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외연은 12일 ‘2021년 세계 경제 전망’에서 세계 경제성장률을 올해 -5.1%, 내년 5.0%로 각각 예상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인 5.2%보다는 낮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치인 5.0%와 같다.
다만 OECD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4.5%로 제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반적으로 다른 주요 국제기관보다 보수적인 전망이다. 김흥종 대외연 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회복에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해 (타 기관보다 내년 성장률에) 신중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대외연은 미국의 내년 성장률은 2.8%로 내다봤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에 올해 -5.0% 성장률에도 미국의 내년 성장률이 3%대를 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했다. 중국의 내년도 성장률은 8.4%로 제시했다. 중국 공산당의 14차 5개년계획이 시작되면서 다양한 정책이 시행돼 장기 성장경로에 근접하겠지만 바이든 정부의 대중 정책 기조 변화 등이 변수가 될 것으로 봤다.
대외연은 바이든 당선인의 대중 정책 기조가 트럼프 정부와 두 가지 면에서 달라질 것으로 분석했다. 김 원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에 대항하는 국가 수를 늘리고 인권과 영토 문제 등으로 이슈를 다양화해 전선을 넓힐 것”이라며 “가시적 효과가 (트럼프 정부에 비해) 바로 드러나지는 않아도 중국 입장에서는 더 무서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성장률은 내년에 3.7%, 일본과 인도는 각각 2.0%, 9.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외연은 내년 세계 교역이 올해보다 증가하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평가했다. 석유산업의 불확실성이 확대돼 국제유가의 상승폭은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으로 판단했다.
대외연은 코로나19 재확산의 영향이 장기화할 경우 세계 경제성장률이 올해 -6.4%, 내년 2.2%까지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제시했다. /세종=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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