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하던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주가가 조금씩 회복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의 위탁생산(CMO)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고 세계 최대 규모의 4공장 설립이 시작되자 투자자들의 심리가 점차 개선되는 양상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이번주 들어 약 5.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지수 상승률(2.27%)을 웃도는 수치다. 다만 이날은 차익 실현 등의 움직임 등이 나오면서 전일 대비 1.11% 하락한 79만9,000원에 거래를 끝냈다.
한동안 지지부진하던 주가는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본격 생산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두 회사는 지난 5월 CMO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달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 치료제의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앞서 4월 영국의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도 코로나19 치료제 생산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특히 세계 최대 규모의 4공장 착공은 주가를 가파르게 끌어올린 주된 배경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착공식이 열린 18일 정부도 바이오 산업 육성을 위한 청사진을 내놓으며 기업에 힘을 보탰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4공장 건립에 총 1조7,4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며 오는 2023년 완공이 목표”라면서 “완공되면 4공장 생산시설은 26만4,000ℓ로 현재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시설인 3공장(18만ℓ)을 넘어선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증권가에서는 4공장 설립에 대한 큰 기대감을 보여왔다. 현재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목표주가는 최대 110만원에 이르는데 이런 낙관론의 주된 근거 중 하나가 바로 4공장에 대한 기대다. 공장 증설로 대규모 수주의 조건을 갖추게 됐고 경쟁기업과 확실하게 차별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도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추정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는 3,754억원 수준이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인 2,689억원보다 약 40%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지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 4·4분기부터 3공장 가동률이 증가하면서 실적 상승 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수주한 품목의 임상이 진전하고 개발에 성공할 경우 증가하는 계약금액까지 고려하면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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