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이 집값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국책 연구기관의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정부는 여전히 집값 상승과 전세대란을 저금리 탓으로 돌리고 있다.
23일 국책연구기관인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연구원이 최근 일반가구 6,68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36.7%는 올 하반기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부동산 관련 정책’을 꼽았다. 정부가 주택 시장에 미친 핵심 영향으로 꼽은 ‘풍부한 유동성과 저금리’를 지목한 응답자는 전체의 10.6%에 그쳤다. 이 밖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침체(21.4%), 지역 개발 호재(20.3%), 지역 경제 여건(8.4%) 등이 지목됐다.
이 같은 경향은 특히 집값 상승 폭이 크고 규제를 많이 받고 있는 수도권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부동산 정책’을 가장 큰 영향 요인으로 꼽은 응답자는 서울 47.7%, 인천 41.5%, 경기 35.9% 등으로 다른 지역 대비 더 많았다. 저금리를 꼽은 응답 비중은 서울에서 12.1%로 평균보다 높았지만 인천(7.0%), 경기(9.9%)에서는 한자릿수에 그쳤다.
이 같은 시장 인식과 달리 정부는 현 정부 이후 집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원인이 ‘저금리’ 때문이라며 정책 영향은 크지 않다고 정반대의 해석을 내놓고 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정책 담당자들은 정책 효과에 대한 홍보나 대국민 메시지 전달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일반 인식과 괴리가 생기는 것”이라며 “정책 수립과 추진 과정에서는 국민이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