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사흘 연속 2,600선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25일 국내 증시 하루 거래대금이 39조 원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들의 주식 거래가 대폭 늘고 이달 들어 외국인 자금까지 대거 입성하면서 올해 들어 총 거래 대금 역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해 5,000조 원 달성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대로 증시 활황세가 이어진다면 올 한 해 증시 대금은 전년보다 3,000조 원 이상 늘어나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이날까지 국내 양대 주식시장에서 거래된 금액은 4,914조 원으로 전년인 2,287조 원보다 2,627조 원이 늘었다.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지난 5년간 거래 대금이 가장 많았던 2018년 2,800조 원과 비교해도 75% 가까이 높아진 수치다. 올해 거래일이 아직 20여 일 이상 남은 상황에서 일평균 거래 대금이 급감하지 않는 이상 수일 안에 연간 거래 대금이 5,000조 원을 넘어서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평균 거래 대금이 20조 원 수준만 유지된다고 해도 올해 증시 대금은 전년 대비 3,000조 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거래소에 따르면 11월 일평균 거래 대금은 27조 원에 이른다.
증시 거래 대금은 올 3월 ‘코로나 쇼크’ 이후 시작된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열풍, 즉 동학개미 운동과 맞물려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여왔다. 연초인 1월 하루에 11조 원 규모에 그쳤던 일평균 거래 대금은 4월 20조 원, 7월 23조 원 등으로 꾸준히 늘어나 8월에는 31조 원까지 늘었다. 하지만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3억 원 대주주 양도세 이슈 등 증시가 둔화되자 10월 21조 원까지 줄었다. 그리고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이달 초에는 일평균 거래 대금이 하루 14조 9,000억 원(11월 2일)까지 급락하는 등 증시 관망세가 심해지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대선 후 외국인 자금의 국내 증시 유입이 가속화되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이달 들어 13% 넘게 오른 코스피지수 상승세만큼이나 거래 대금도 가파르게 상승해 이날은 총 39조 1,742억 원이 거래됐다. 코스피에서 21조 2,897억 원, 코스닥에서 17조 8,845억 원이 거래됐는데 이는 국내 증시 역사상 가장 많은 일평균 거래 대금이다.
증시 거래 대금은 최근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다가 사흘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이날 폭발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거래 대금은 21조 2,897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종전 최대는 19조 7,000억 원(올 9월 4일)이었다. 코스닥 시장은 17조 8,845억 원으로 역대 세 번째로 많았다. 코스피·코스닥 두 시장에서 합산 거래 대금은 39조 2,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였다. 이날 오전 코스피지수가 장중 2,462포인트까지 치솟았다가 오후 들어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서자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코스피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지는 등 우호적인 증시 상황을 볼 때 개인·외국인 자금의 주식시장 유입은 지금처럼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리 인상 움직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경제가 코로나 쇼크에서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급격히 유동성을 줄이는 정책을 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 역시 여전히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주식 투자 대기 자금으로 불리는 투자자 예탁금 역시 24일 기준 60조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예탁금은 미국 대선을 앞둔 10월 47조 원까지 줄어들었지만 이달 들어 다시 가파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에도 올해만큼 시장 변동성이 확대돼 주식 시장에 대한 관심이 이어진다면 일평균 거래대금은 22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의 부동산 정책, 주식시장 세제 개편 등을 볼 때 정부는 유동성을 주식 시장으로 유입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여 증시에 대한 낙관론을 유효하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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