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034730) E&S가 단기금융시장에서 자금 조달을 늘리고 있습니다. 전날에는 1,000억원 단기 자금을 순조달했지요.
AA+라는 우량한 신용도에도 불구하고 올해 1월 한차례 회사채 시장을 찾은 것 외에는 대부분 금융기관 차입이나 기업어음(CP) 발행 등으로 현금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올해 4차례나 회사채 시장을 찾아 1조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한 지주회사 SK와는 다른 행보입니다.
SK E&S는 케미칼과 각종 에너지발전소 등 SK그룹의 도시가스 및 발전계열사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전력 수요 감소와 유가 하락으로 영업환경이 악화된 것이 부담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올해 전기판매가격(SMP)이 하락하면서 회사의 3·4분기 기준 누적 영업손익은 159억원으로 전년 동기 1,643억원 대비 크게 줄었습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도 지난해 5,300억원이던 회사의 영업이익 규모가 내년 2,500억원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이는 현금흐름이 악화되면서 수요예측 등 기업의 신용리스크가 노출될 수 있는 회사채 발행보다는 조달 편의성이 높은 CP를 선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회사의 CP 잔액은 3·4분기 기준 약 4,780억원으로 2019년 말 2,500억원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과중한 차입 부담은 회사의 신용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영업수익성을 보여주는 회사의 순차입금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지표는 2017년 3.4배에서 올해 2.5배로 떨어졌습니다. 앞서 지난 9월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잇따라 SK E&S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에 이어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하향변동요인을 충족했다며 강등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차이나가스홀딩스 지분을 매각해 1조4,000억원의 현금이 유입됐지만 1조2,000억원이 넘는 배당을 진행하면서 실질적으로 재무 부담을 감축하진 못했습니다.
SK E&S는 사업포트폴리오의 다변화 일환으로 올해부터 미국 프리포트(Freeport) 액화설비를 통해 LNG 확보량을 늘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국제 원자재와 국내 전력 시장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어 사업환경 변동과 신규사업 진행에도 부정적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영업창출현금보다 많은 자금소요가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재무부담 경감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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