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 기록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는 가운데 코스닥이 이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코스닥은 한동안 상대적으로 잠잠하던 모습이었지만 최근 외국인들의 매수로 상승 동력을 더해가며 900선 고지에 가까워졌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코스닥 추가 매수 가능성이 높게 보고 올 연말까지 900선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한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지난 27일 전일 대비 1.26% 상승한 885.56에 거래를 끝냈다. 현재 기준으로 약 2% 더 오르면 900포인트를 넘는다. 코스닥 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900포인트를 넘은 건 2018년 4월 17일(901.22)이 마지막이다.
올해 코스닥이 900선 돌파를 넘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9월 코스닥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장중 905포인트를 넘어섰기도 했다. 종가 기준으로 올해 코스닥의 최고점은 9월 15일 기록한 899.46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정보기술(IT)·바이오 등 이른바 성장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데다 풍부한 개인 투자자가 코스닥으로 몰리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미국 대선을 앞둔 9월 말부터 조정국면을 맞기 시작했다. 또 당시 결론을 내지 못했던 ‘대주주 양도세’ 변수도 상승을 제한했다. 하지만 미 대선이 끝난 뒤 코스피가 과열 지적이 나올 정도로 초강세를 보이자 코스닥도 이에 바짝 쫓아가며 동행하는 양상이 나타나는 중이다.
최근 강세장의 중심에는 외국인이 있다는 평가가 많다. 외국인은 11월 들어 27일까지 코스닥 시장에서 총 1조1,705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9월과 10월 각각 967억원, 3,006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팔기 바빴던 외국인지만 최근 행보가 달라지는 것이다. 여기에 이번 달 개인도 1,246억원의 주식을 사들이며 상승에 힘을 보탰다.
이는 글로벌 증시에서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코스닥의 경우 상대적 저가 매력이 부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덱스를 추종하는 자금은 대형주에 쏠리게 되지만 액티브형 자금의 일부는 상대적으로 덜 오르고 개별 종목 이슈 등이 맞물린 코스닥으로 향한다는 진단이다. 이달 외국인이 많이 사들인 종목은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1,092억원), 셀트리온제약(068760)(544억원), JYP.Ent(540억원) 등의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코스닥이 900선 돌파를 재차 시도하지 않겠냐고 관측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 치료제, IT부품 등을 중심으로 외국인의 추가 매수가 가능하다고 본다”며 “코스피와 코스닥의 방향이 엇갈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며 올 연말까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완기·이승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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