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중소기업의 초과 유보 소득 과세와 관련해 막판에 유보 소득 적립 허용 기간을 기존 2년에서 4~5년으로 늘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과세 부담이 완화되고 장기 투자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돼 기업으로서도 일단 급한 불은 끄게 됐다. 정부가 ‘나쁜 절세’를 일삼는 ‘개인 유사 법인(가족 기업)’을 잡아 세수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을 세웠지만 막상 기존 중소·중견 제조 기업의 성장 잠재력을 훼손시키고 이중과세 논란이 나오자 이를 수용해 한발 물러난 결과다. ★본지 7월 27일자 1·5면 참조
3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은 2년으로 정한 유보 소득 적립 허용 기간을 4년 또는 5년으로 완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정부 관계자는 “유보 소득 적립 허용 기간을 4년 이상으로 늘리면 기업들은 장기 투자 계획을 세우는 데 유리하고 유보 소득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것도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핵심 쟁점인 과세 적용에서 뺄 기업의 범위를 놓고 정부와 중기·중견 업계 간 이견은 좀체 좁혀지지 않아 논의의 진척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중견 업계는 제조업·건설업 등 생산 기업을 다 빼주거나 성실 납세 신고 대상 기준 등을 감안해 ‘5인 이상’부터 제외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과세 대상 기업 가운데 종사자 ‘10인 이상’부터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 기업 70만여 개 가운데 적용 제외 기준을 ‘10인 이상’으로 하면 56만 개가 과세 대상이 되고 ‘5인 이상’이면 43만 개로 축소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정부는 내년부터 개인 유사 법인들의 초과 유보 소득에 대해 사실상의 배당으로 간주해 배당소득세 과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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