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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미래에셋 대체투자 인력 잇딴 이탈...왜?

해외 부동산 인프라 담당 이사 KB증권 이직

브라질· 하와이 등 일부 투자 물건 재매각 타진설

박현주 회장의 향후 3년간 IB 축소 방침

국내외 주식시장 활황에 맞춰 주력

미래에셋대우(006800)의 부동산·인프라 등 대체투자 담당 인력이 일부 이탈하고 있다. 금융지주는 물론 대형증권사들이 또 다른 성장축으로 투자은행(IB) 분야를 육성하고 있는 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의 글로벌투자금융본부의 황정현 상무·고광범 이사가 최근 KB 증권으로 적을 옮겼다. 이들은 미래에셋대우에서 해외 부동산과 인프라 투자를 담당했으며, 지난해 총 1조 830억 원 규모의 프랑스 파리 마중가 타워 인수에 참여했다. KB증권에서는 국내외 인프라 투자를 주로 담당한다.

이들에 앞서 부동산 금융 전문가인 봉원석 IB2 부문 부사장은 이베스트증권으로 이직해 IB사업부 대표로 선임됐다. 봉 부사장은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1세대로 미래에셋에서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 재개발 사업 등을 이끌었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의 해외 투자 부동산/자료제공=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은 자기 자본 규모 9조 5,000억 원을 앞세운 초대형 IB를 표방하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업계에서 국내외 호텔·오피스·인프라 등 대체투자를 가장 주도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박현주 회장이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찍으면서 앞으로 3년간 IB 사업은 확장보다 관리에 치중할 것을 주문했다. 3곳이던 IB사업부 중 2부문 수장을 교체한 데 이어 인수합병(M&A)과 인수금융, 해외 대체투자를 맡았던 IB3 부문은 IB1 부문에 통합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실무인력도 NH투자증권과 KB 증권 등 타 증권사로 빠져나 갔고, 임원급도 자리가 줄은 만큼 나갈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서는 조직이 줄어들면서 기존 투자 일부를 정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미래에셋이 투자한 브라질의 호샤베라 타워는 펀드 만기를 내년 말까지로 연장했는데 일반투자자의 추가 연장 동의가 없으면 매각해야 한다. 그 밖에 하와이 호텔도 매각설이 나돌았다. 7조 원 규모의 미국 호텔 투자를 취소하고 소송을 거쳐 계약금 회수에 나선 것도 이 같은 관리의 일환이다. 국내 거의 모든 증권사가 참여한 2조 5,000억원 대한항공 유상증자 주관사 명단에도 미래에셋의 이름은 없었다.



반면 국내외 주식 활황을 맞아 주 수입원이 IB 사업에서 브로커리지(주식 중개)로 옮길 것으로 보인다. 매매 수수료 뿐만 아니라 고객이 맡긴 예탁금 운용 수익과 고객에 주식투자금을 빌려주는 신용대출 이자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고객이 주식을 투자할 때 증권사에 맡기는 예탁결제금은 증권사가 증권금융에 맡겨 운용 수익을 내고 그 중 일부를 이용료라는 이름으로 고객에 돌려준다. 그러나 분기당 0.1~0.5%에 불과해 운용 수익보다 크게 낮다. 반면 증권사가 주식투자 고객에 빌려주는 신용융자 이자율은 연 6.7~7.2%로 높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탈에 따르면 외화증권예탁결제금은 이날 기준 696억 달러(약 75조 원) 규모고, 주식시장 신용융자 규모는 18조 원을 돌파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 내부에서 대체투자가 주력은 아니었다”면서 “최근에는 주식시장에 워낙 돈이 몰리니까 미래에셋뿐만 아니라 모든 증권사가 그쪽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이날 단행한 임원 승진 대상에 IB 분야 대신 자산관리(WM) 분야를 확대했다.
/임세원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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