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이 시원찮은 출발을 보였다. 지난 1일 출시된 이후 이용률이 하락세를 보여서다. ‘개점휴업’ 우려가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여지는 남아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배달수요가 늘면서 반등했다는 점이다. 반등 탄력을 이어갈 지, 아니면 민간 앱과의 경쟁에서 도태될 지 관심이다.
13일 모바일 분석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배달특급은 안드로이드 기준 이용자 수가 출시 첫날인 지난 1일 2만3,968명을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다 7일에는 1만4,618명으로 39% 하락했다. 그러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 지난 8일 이후 이용자가 조금씩 늘어나더니 10일에는 1만8,101명을 기록했다. 출시 첫날 이용자 수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쳤지만 체면은 살렸다.
하지만 민간 경쟁 배달앱인 쿠팡이츠의 1일 이용자(23만명)와 비교하면 가야 할 길이 멀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배달 수요 증가에도 이용률이 크게 증가하지 않는 것은 민간 배달앱 서비스와의 경쟁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경기도 화성의 한 자영업자는 “메뉴를 추가한다든가 가격을 바꾸려고 할 때 업주가 직접 수정할 수가 없고 고객센터에 연락을 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며 “배달대행사와 자동으로 연계가 안돼 있어 일일히 배달기사를 불러야 하는 수고도 있다”고 말했다.
또 가맹점이 갑자기 늘어났는데 고객센터 인력은 부족해 점주들이 문의를 할 때마다 통화 중이라는 불만도 속속 터져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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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소비자 대상 할인 쿠폰 제공 등의 대규모 마케팅도 뒤따라야 하는데 공공앱이 이 같은 투자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이다.
배달수수료 할인 경쟁을 촉발하는 ‘메기’ 역할을 위해 배달특급이 나왔지만 세금만 쓰고 시장에 별 효과를 내지 못한 채 사장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배달특급을 운영하는 경기도주식회사 관계자는 “지난 1주일간 배달특급을 통한 거래액은 10억 원을 돌파했고, 총 주문 건수는 3만 9,000건에 달했다”며 긍정 평가를 내놨다.
배달특급은 경기도 오산과 화성, 파주에서 우선 시행중이고, 내년부터는 수원과 김포, 양평 등서도 합류할 계획이다. 하지만 인구가 많은 성남시 등 일부 지자체가 자체 배달 앱 서비스를 통해 불참하면서 반쪽에 그칠 수 있다.
한편 배달특급은 배달의민족 등 민간 배달앱과 달리 배달수수료를 1%대로 파격 할인해 소상공인의 부담을 낮추겠다며 경기도가 내놓은 공공배달앱이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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