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게릭병 신약 ‘엔젠시스’를 개발하고 있는 헬릭스미스(084990)의 유상증자 청약에 1,770억 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회사의 자본확충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올해 관리종목 지정은 피하게 됐다.
헬릭스미스는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양일간 진행된 구주주 대상 1,612억 원 규모 유상증자 청약에 약 1,770억 원의 매수 자금이 들어왔다고 22일 밝혔다. 최종 청약률은 109.79%다. 단수주 1만4,044주는 일반공모 없이 대표주관사인 유진투자증권이 전량 인수한다.
헬릭스미스는 지난 2005년 국내 첫 기술 특례 상장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바이오 회사다. 루게릭병 신약 ‘엔젠시스’를 개발하면서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으나 지난해 9월 위약군과 신약후보물질 투여군이 섞이는 임상 오염 사태가 발생하면서 임상 3상 결과가 지연됐다.
이번 유상증자는 자본을 확충해 관리종목 지정을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부실 사모펀드 등 고위험 자산 투자를 늘리면서 자본 손실이 커진 탓이다. 코스닥시장 상장 규정에 따르면 최근 3년래 2번 이상 연결기준 손실 규모가 자기자본 대비 50%를 초과하면 관리종목에 지정된다.
헬릭스미스는 2016년부터 5년간 2,643억 원을 사모펀드와 사모사채, ELS 등 고위험 자산에 투자해왔다. 지난해 매출(45억 원)의 60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대부분 원금을 회수하지 못하면서 지난해 연결기준 1,082억 원의 손실을 냈다. 올해도 약 1,000억 원 안팎의 사업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자금조달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관리종목 지정은 피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신주의 발행가격은 2만1,500원으로 현재 주가(22일 오후 기준 3만3,800원) 대비 약 36% 할인된 수준이다. 내년 1월 12일 상장된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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