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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K뷰티 요정' 핑클 성유리 "이젠 '요정' 아닌 화장품 브랜드 대표로 불러주세요"

천연·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유리드' 론칭

연예인서 회사 대표로 성공 스토리 쓸지 주목

기초제품 우선 출시…색조 등 라인업 확대 계획

고객 목소리 니즈 반영 '우리의 화장품' 만들 것





1998년 ‘블루레인’으로 데뷔한 핑클은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단번에 ‘국민 요정’으로 자리매김했다. 데뷔 이후 20여 년이 흐르면서 멤버들은 각자의 길을 갔지만 그래도 그 길에서 한 번도 핑클이 해체된 적은 없었다. 이효리는 간간이 앨범을 내면서 가수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방송인으로, 옥주현은 뛰어난 가창력으로 국내 톱 뮤지컬 배우로 우뚝 섰다. 이진은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렸고, 성유리 역시 동갑내기 프로골퍼 안성현과 결혼했지만 배우로서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었다. 네 멤버 중 사업이 가장 어울리는 이는 이효리, 가장 어울리지 않는 멤버는 성유리라는 평가다. 그러나 누구도 사업가 성유리를 예견한 적이 없는 상황에서 그가 화장품 회사 유리드 대표로 변신을 했다.

걸그룹을 비롯해 아이돌은 인기만큼이나 각종 사건 사고에 휘말려 이미지가 실추되는 사례가 많았다. 그러나 성유리 대표는 언제나 깨끗하고 청순한 이미지로 대중에게 사랑받았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을 시작하면서 책임감도 남달랐을 것이고, 사업과는 거리가 먼 이미지는 더욱 부담이 됐을 것이다. 그러나 성유리가 회사의 대표로 일하는 모습을 지켜본 이들은 그가 전문가들과 상의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을 재미있어 했다고 입을 모은다. 오히려 성 대표가 사업과 잘 맞아 보인다는 것이다.

성 대표는 최근 홈쇼핑 등 채널을 통해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연예인들이 화장품 론칭을 하는 것은 흔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화장품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의 론칭은 과감해 보인다. 올해 론칭을 하는 것에 대해 성유리 대표 역시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매출만을 위해 시작한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더 이상 미루는 것은 답이 아닌 데다, 안심하고 쓸 수 있는 화장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결단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성 대표가 이처럼 결단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K뷰티의 성장 덕이다. 특히 해외 명품 브랜드도 찾는 코스맥스(192820), 한국콜마(161890) 등 제조업자 개발생산(ODM) 회사들이 콘셉트만 있으면 제조부터 기획, 마케팅까지 솔루션을 제공한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대기업 브랜드가 아니어도 론칭이 가능한 산업이 갖춰진 것이다. 이 같은 화장품 제조의 질적 성장에 힘입어 스타일 난다는 로레알에 6,000억에 매각되기도 했다. 화장품 회사인 로레알이 패션회사인 스타일 난다를 인수했을 때 의아하다는 반응이었지만 로레알이 스타일 난다를 인수한 것은 패션보다는 스타일 난다의 화장품 브랜드 3CE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성 대표가 론칭한 유리드 역시 이러한 성장 스토리를 써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성 대표는 피부가 예민한 편으로 그동안 다양한 브랜드의 화장품을 많이 사용했다고 한다. 피부가 예민하다 보니 피부 친화적인 화장품에 관심이 생겼고 지난 2019년 말 같은 생각을 가진 이들로부터 제안을 받아 고민 끝에 화장품 브랜드 유리드를 론칭하게 됐다. 1년 이상 준비했기에 론칭을 더는 미룰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여기에 색조가 아닌 기초 화장품을 우선 선보이는 것이어서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가 덜할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성유리가 이름 걸고 선보인 화장품 브랜드 유리드는 ‘천연, 자연주의, 피부에 휴식을 주는 화장품’이라는 콘셉트로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에 론칭한 네롤리가든 라인의 핵심 성분인 ‘네롤리 오일’은 성 대표가 실제로 유럽여행 때 접하게 된 향이라고 한다. 향이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화장품에 관련해서 알아보다 보니 네롤리 꽃 오일이 심신 안정에도 효과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단순히 피부를 관리하는 화장품이 아니라 시각적, 후각적으로도 오래 기억되는 매력적인 브랜드가 되었으면 하는 게 성 대표의 바람이기도 하다.

현재는 기초 라인에 집중하고 있지만 앞으로 색조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확대되는 라인업에는 소비자들의 의견도 적극적으로 반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김슬아 컬리 대표는 일주일에 한 번은 고객의 소리를 듣는 날로 정해 꼼꼼하게 민원을 처리한다고 한다. 고객의 의견이 사소하건 중대하건 놓치면 서비스의 질이 떨어진다는 생각에서다. 성 대표 역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소비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상품과 서비스의 질을 개선해 ‘나만의 브랜드가 아닌 우리의 브랜드’를 만들 계획이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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