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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조합 “신년은 생존이 목표...주52시간 보완책 절실"

[소띠 조합장들이 전하는 현장 목소리]

배영한 도금업체 조합장

2교대서 3교대땐 경쟁력 타격

성상훈 제주아스콘 조합장

중대재해법 등 규제일변도 안돼

이상준 제과제빵 조합장

일회성 아닌 본질적 지원 필요

구자영 경인레미콘 조합장

인건비 오르는데 납품가 싸져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원시동 안산스마트허브전망대에서 살펴본 반월공단 전경. 신년을 맞은 소띠 중소기업 협동조합이사장들은 주당 52시간 근로제 시행 등에 따른 부작용을 낮출 입법 보완 조치를 요구했다./연합뉴스


2021년 신축년을 맞아 소띠생 중소기업 협동조합이사장들은 신년 목표로 ‘생존’을 첫손에 꼽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영난에 각종 규제마저 발목을 잡으면서 기업들이 절박하다는 의미다. 그런 만큼 조합 이사장들은 체계적 지원 시스템 구축, 주당 52시간 근로 시행 등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해법 마련을 촉구했다.

60개 도금업체로 구성된 부산녹산표면처리사업조합의 배영한 이사장은 31일 “외국인 인력 부족 등으로 이미 기업들은 잇몸으로 버티는 상태”라며 “정치권이 살려고 발버둥 치고 있는 기업의 몸부림을 안다면 기업의 외침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당 52시간 근로제 시행에 따른 보완입법을 주문했다. 배 이사장은 “회원사 대부분이 자동차에 도금을 하는 3차 벤더인데, 절반인 30개사가 신년부터 주당 52시간 근로를 도입한다”며 “원청업체가 작업계획을 다 짜는 마당에 2교대로 하던 업무를 3교대로 바꾸면 원가경쟁력이 훼손돼 기업 운영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그는 “회원사들이 너도나도 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새 근로제 시행에 예외 및 유예 업종을 두든지 꼭 보완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성상훈 제주아스콘사업협동조합 이사장도 “아스콘은 반제품 특징상 반나절도 그냥 두지 못해 수요가 있을 때마다 생산해야 한다”며 “주당 52시간 근로제로 많은 기업들이 수요를 못 맞추는 사태에 봉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규제를 좀 풀어줘야 기업도 살 수 있다”며 “주당 52시간 근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으로 기업을 너무 옥죄기만 해서는 곤란하다”고 당부했다.



외국인 노동자 문제도 심각하다. 배 이사장은 “작업 특성상 약품 처리가 많아 내국인은 입사 자체를 꺼리는 게 현실”이라며 “이미 회원사들은 야간 작업의 경우 외국인에게 내국인 관리자보다 30% 월급을 더 주면서 일을 시키고 있는데 대략 종전 대비 30% 가량의 인력이 빠져나갔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력 수급 문제도 적극적으로 정부가 해결 의지를 갖고 움직였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기업들은 달라진 시장환경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이상준 한국제과제빵협동조합 이사장은 “신년에는 가정간편식(HMR)이 제과제빵 분야의 대세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에 맞춰 회원사들도 가정 내에서 간편하게 해먹을 수 있는 시스템, 즉 집에서 만드는 빵 제품을 개발하고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이사장은 “공장에서 냉동 형태로 반제품을 만들고 집에서 이를 갓 구운 빵처럼 조리해 먹는 신개념 빵 문화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이 이사장은 특히 기업들이 힘을 냈으면 하는 희망도 피력했다. 그는 “아무리 힘들어도 여기서 주저앉을 수는 없는 일 아니냐”며 “코로나19가 후일 완전히 극복되더라도 모두가 예측하는 것처럼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는 만큼 엄연히 닥친 현실을 푸념하기보다는 적응력을 키우는 데 힘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구자영 경인레미콘사업협동조합 이사장 역시 제품 차별화의 중요성을 거론했다. 구 이사장은 “인건비는 매년 5% 이상 인상되는데 건설사에 대한 납품단가는 과당·출혈경쟁으로 더 싸지는 아이러니가 빚어지고 있다”며 “결국 제품 차별화에 성공하는 기업만이 신년에 새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 지원 방안에 대한 고민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 이사장은 “전시적, 일회성 자금 지원보다는 금융권과 연계된 지원 방안 마련 등 구조적이고 본질적인 지원 시스템에 초점을 맞췄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상훈·양종곤·이재명기자 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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