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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KAIST·노스웨스턴·도쿄공대 총장이 만나면 무슨 말?] “올리브나무처럼 오래 기초연구하고 빨리 실용화해야"

"기초과학은 수십 년 돼야 열매 맺는 올리브나무"

‘KAIST 서밋’ 라파엘 라이프 美 MIT 총장

노스웨스턴대·도쿄공대·KAIST 총장 토론

코로나19 백신 1년여 만에 신속 개발한 건

수십 년 걸친 기초과학 연구 덕분에 가능

당장 효용성 없어도 꾸준히 기초연구하고

대학이 사회 성장엔진 역할 적극 나서야

신성철(가운데) KAIST 총장이 3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KAIST 총장 서밋’에서 대학의 혁신과 기술사업화를 강조하고 있다.




“열매를 맺으려면 수년에서 수십 년이 걸리는 올리브 나무처럼 기초연구를 키워나가고 빠르게 시장성 있는 기술로 바꿔나가야 합니다.”

라파엘 라이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총장은 3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개교 50주년을 기념해 온라인으로 열린 ‘KAIST 서밋’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에 활약하는 모더나 백신이 기초과학 연구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라며 이같이 밝혔다.

라이프 총장은 보통 개발 기간이 10년 이상 걸리는 코로나 백신을 1년여 만에 개발한 것을 예로 들었다. 그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같은) mRNA 백신이 하룻밤 사이에 거둔 성공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수십 년에 걸친 조심스럽고 신중한 기초과학 연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당장은 효용성이 눈에 보이지 않는 기초연구도 계속해서 꾸준하게 추진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이 사회의 성장 엔진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론도 거듭 피력했다. 그는 “(MIT가 있는) 보스턴의 대부분 스타트업은 대학과 MIT 연구자들이 이끌어가고 있다”며 “자본, 전문 역량, 장비와 실험실, 비슷한 관심사의 사업가들을 연결해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라이프 총장은 KAIST 등 대학들이 기후변화와 같은 글로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융합 연구를 확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강한 야구팀을 만들기 위해 감독이 장점이 각자 다른 선수를 모아 동기부여를 해야 한다”며 “대학도 여러 학문 분야의 인재를 한곳에 모아 협업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MIT의 경우 최근 섬유·광산·교통·제약 회사 등의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탈탄소 사회를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했다.

마스 가쓰야 일본 도쿄공업대 총장은 “대학이 사회 구성원이 원하는 미래의 모습을 제시해야 한다”며 도쿄공대가 지난 2018년 말부터 미래를 주제로 사회 구성원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워크숍(디랩·DLab)을 열고 있는 것을 소개했다. 디랩에서는 도쿄공대 교원과 학생은 물론 정부·기업·일반인 등이 참여해 구체적인 미래를 구상하면 과학·인문학 등 분야에서 어떤 연구가 필요한지 끌어낸다.

마스 총장은 이어 “대학은 미래를 계획하고 어떤 지식과 기술이 미래로 인도할 수 있을지 의견을 제시해야 혁신의 씨앗이 돼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학자인 모턴 샤피로 노스웨스턴대 총장은 고(故) 김대중 대통령을 청와대로 예방했던 것을 회상하며 “한국의 기적이 바로 KAIST의 기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소득과 성장의 평등을 달성하거나 기후변화를 극복하는 데 있어 다학제적인 연구가 매우 중요하다”며 “학문 간의 경계와 벽을 허물어뜨리는 게 매우 시급하다”는 소신을 피력했다.

신성철 KAIST 총장은 “탐구 중심의 기초연구와 기술 중심의 응용 연구가 똑같이 중요하다”며 “나노마스크의 개발은 응용 연구이나 고품질 나노 물질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기초연구가 필요하다. 스마트폰의 경우 양자역학·전자기학·신호처리·인공지능·알고리즘 등의 기초연구가 없이는 실현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KAIST는 바이오 메디컬, 에너지·환경, 우주, 국방을 주요 4차 산업혁명 과제로 지정하고 연구 선도 대학, 퍼스트무버가 되겠다”며 “학문적·기술적·경제적·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글로벌 가치 창조 선도 대학이 될 것”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하단 전문 참고.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다음은 KAIST 총장 서밋 주요 내용(200자 원고지 총 230장 분량을 140장으로 압축)

◇라파엘 라이프 미국 MIT 총장

·대학은 인류를 위한 큰 책임져야

MIT는 미국 남북 전쟁 당시에 10명의 교직원으로 출발했습니다. 1911년에 50주년을 맞이했는데 당시 MIT에 대해 아주 희망과 미래에 대한 기대가 부풀어오던 시기였습니다. 이후 50년 후에 비슷한 종류의 대학에 견줘 미국 최고 대학이 되었습니다. 이제 KAIST가 5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과학기술의 한계를 뛰어넘는 미지의 영역이 KAIST를 기다리고 있고 KAIST는 다양한 방법으로 앞으로 주어진 미션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학은 인류를 위한 큰 책임을 지고 있는 아주 독특한 기관입니다. 대학은 학생들의 미래를 준비하고 장기적으로 인류를 위해 큰 공헌을 해야 하는 기관입니다. 특히 과학기술대학은 혁신과 기업가정신이 융성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대학은 유능한 인재들을 연결해서 중요한 문제해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합니다. 우리가 같이 힘을 합했을 때 혼자 했을 때보다 더 큰 효과를 달성할 수 있는 것입니다.

라파엘 라이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총장이 3일 KAIST 총장 서밋에서 오랜 기초연구에 대한 투자와 빠른 실용화를 강조하고 있다.


·대학의 역할은?

1) 올리브나무처럼 오랫동안 기초연구 투자해야 결실

과학기술대의 역할을 세 가지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올리브 나무, 엔진, 야구팀인데요. 대학은 학생들의 강점을 키워주고 지식을 육성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는 즉각 응용이 가능한 기술보다 지식을 장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호기심 중심의 기초연구도 포함됩니다. KAIST와 MIT같은 교육기관에 있어서 과학기술은 굉장히 믿을 수 없을 만큼 복잡할 때가 있습니다. 이 기술을 설명하기도 무척 힘들죠. 대중에게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도 없습니다.

많은 분들은 제가 기초과학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드리면 좀 더 유용한 것에 신경써야 하지 않습니까?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그렇지만 장기적으로 기초과학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올리브나무는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자랍니다. 하지만 열매를 맺는데는 수 년, 수십 년이 걸릴 수가 있습니다. 너무 오랫동안 열매를 맺지 못하는 그냥 예쁜 나무에 불과합니다. 올리브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오래 기다리는 것밖에 없죠. KAIST와 MIT는 올리브나무처럼 기초연구를 소중하게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맺는 열매는 과학기술의 돌파구가 되고 인류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세계 많은 국가들은 이제 많은 장애물을 극복하면서 코로나19 백신을 신속하게 보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백신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 여러 개의 효과가 있는 백신을 기록적으로 빨리 개발했다는 것 자체가 기초과학 연구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입니다.

지금 미국에서 사용되는 백신 중 하나가 모더나 제품인데요. 모더나 본사는 MIT에 가까운 거리에 있습니다. 일반 대중에게 모더나의 MRNA 백신은 하룻밤 사이에 거둔 성공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이 백신은 수십년에 걸친 조심스럽고 신중한 기초과학 연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게 되는데 필 샤프라는 교수가 연구해 나중에 노벨상을 받았습니다.

당시 샤프 교수는 MIT 앞 연구센터의 연구진 중 하나였습니다. 샤프 교수와 기초과학연구팀은 당시 RNA 스플라이싱 기술을 개발했고 mRNA의 기술을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바로 효과적이고 안전한 백신을 개발하는 것이 너무 어려운 일이라 많은 사람들이 중간에 포기 했습니다.

그럼에도 일부 연구자들은 mRNA의 잠재력을 믿고 꾸준하게 인내심을 가지고 여러 장애물을 극복하면서 연구를 계속했고 이 백신으로 인해서 위험한 면역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는 여러 문제도 해결했습니다. 이 문제는 2005년에 펜실베이니아대 과학자들이 개발한 기술을 통해 극복하였고 수십 년 동안의 연구를 거쳐 백신을 개발하고 테스트할 수 있게 됐고 독감, 지카바이러스와 같은 질병에 대한 백신을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19가 처음 발발했을 때 모더나와 같은 기업들은 준비가 되어 있었던 것이죠. 중국의 과학자들이 유전자 서열을 공개했고 모더나는 단시간에 94.5%의 효과를 가지는 백신을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올리브나무 기억하시죠. 그러한 백신이 개발되기 전에 40년 이상 연구개발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의 성공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현재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을 통해 우리는 코앞의 미래도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기초과학이야말로 미래를 대비하는 가장 훌륭한 방법입니다. 지금 시점에서는 현실적으로 효용이 눈에 보이지 않는 기초연구를 우리는 계속해서 꾸준하게 추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2) 대학은 성장 엔진

대학의 많은 연구실에서는 유능한 인재들이 혁신적인 아이디어, 즉 실용적으로 응용할 수 있고 인류에게 큰 혜택을 줄 수 있는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최고의 아이디어들이 시장까지 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실험실 밖을 나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것을 텨프 테크(tough tech) 혁신이라고 하는데요. 너무나 복잡하고 개발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기술입니다.

2016년 MIT는 이 tough tech 기업들이 앞으로 전진할 수 있도록 엔진을 개발했습니다. 우리의 엔진은 과감한 아이디어를 시장성 있는 기술로 전환시키는 것입니다. 대학에서 몇 블록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미 이 엔진은 수십개의 초창기 스타트업 기업들이 성공적으로 어렵고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 기업은 보스톤의 대학, MIT 연구자들이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이 엔진은 많은 스타트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투자자본, 특정 전문 역량, 전문화된 장비와 실험실, 비슷한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사업가들을 연결시켜 주고 있습니다.

하나의 스타트업은 신속하고 정확한 코로나19 테스트 킷트를 개발하고 있고 또 다른 기업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대중교통을 신뢰할 수 있고 효율성 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다른 스타트업은 무제한의 에너지를 안전하게 쓸 수 있는 핵융합기술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대학은 이러한 아이디어를 개념에서 임팩트있는 실용화까지 누구보다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습니다. 대학은 그렇게 해야 하는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는 전 세계에 더 큰 혜택을 돌려줘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3) 야구팀처럼 협업해야

여러 산업 분야, 학제 분야의 리더들을 모아서 공통의 목표를 해결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아주 강한 야구팀을 구성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야구에서 매니저와 감독들은 우수한 인재들, 야구선수들, 각각 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을 모아 동기부여를 통해 승리로 이끌게 됩니다. 같은 맥락에서 대학들도 여러 기술 분야, 학문 분야의 리더들을 모아 업계, 정부, 다학제적인 접근 방식을 통해 신속하고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협업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MIT와 KAIST 등의 대학들은 기후변화 극복과 같은 중요한 문제를 다룰 수 있습니다. MIT는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지난주에 MIT NCSC를 구성했습니다. 이 컨소시엄은 다양한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데요. 섬유, 광산, 교통, 제약회사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기업들은 상당한 양의 탄소를 배출하고 광범위한 서플라이 체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기업들은 MIT와 협업해 과감한 탈탄소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갈 것입니다.

저희 목표는 통합적인 야구팀을 구성해 대규모로 실제 적용이 가능한 솔루션을 많은 산업 분야와 협업해 만들어나가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기후변화라는 비상사태를 극복하는데 의미있는 진전을 가져오고자 합니다. 글로벌 위기는 너무 복잡하고 시급합니다. 우리는 모든 각도에서 모든 노력을 기울여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대학들이 기초과학의 올리브나무를 계속 키우고 혁신의 엔진을 가동하고 글로벌한 팀을 구성해 가장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그래야 지속 가능한 미래에 적합한 훌륭한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왼쪽부터) 라파엘 라이프 미국 MIT 총장, 카즈야 마스 도쿄공대 총장, 모턴 샤피로 노스웨스턴대학교 총장, 신성철 KAIST 총장이 ‘KAIST 총장 서밋’에서 대학의 사회적 책무에 관해 토론하고 있다.


◇카즈야 마스 도쿄공업대학교 총장

·도쿄공대 D랩, 미래세상 제시

불확실한 시대에 그 어느 때보다도 대학이 사회와 대화를 하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도쿄공업대학이 DLab를 통해 어떻게 대중과 소통하고 글로벌 네트워크와 협력하고 혁신노력을 펴는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희는 사회혁신을 글로벌 네트워크 내에서 추진하고 있습니다. 도쿄공대 DLab 설립은 2018년 9월에 했는데 커뮤니티 구성원과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미래에 대해 공개적으로 브레인 스토밍하고 토론하고 설계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하기 위한 것입니다.

DLab을 설립한 뒤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주제로 수많은 워크숍을 개최해 왔습니다. 도쿄공대 교수, 학생, 교직원, 동문들과 업계, 정부, 학계 심지어 고등학생까지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저도 워크숍 대부분에 참여했는데 개방적이고 친근한 분위기에서 진정으로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미래에 관해 활기찬 토론을 합니다.

혁신을 통해 사회에 공헌하는 것은 1881년 설립된 도쿄공대의 철학이자 사명입니다. 혁신의 원동력인 대학의 기능은 과학기술의 개발과 발전을 포함해야 하고기술 전문성과 리더십 기술을 모두 보유한 인재를 육성하고사회와 소통하고 협력하는 것입니다.

DLab의 목적은 우리가 원하는 미래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대학이 생각하는 미래가 아닙니다. DLab의 접근방식은 미래에서 현재를 거꾸로 회상해 보는 것입니다. 기술 트렌드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사회가 직면할 수 있는 도전과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기보다는 우리 모두가 원하는 미래를 구상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현재 이슈는 물론이고 기존의 이슈, 새로 부상하는 과학 문제까지도 모두 고려합니다. 더 나은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가 명확해지고 나면 그 미래상에서 거꾸로 가는 것입니다. 원하는 결과를 실현하는 데 필요한 단계를 고려해 미래에서 현재로 거꾸로 와보는 것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새로운 연구 분야를 과학기술은 물론이고 사회, 과학, 인문학 분야까지 발굴하고 제안하는 것입니다. 이 접근방식을 백캐스팅이라고도 합니다. 이 과정에는 극복해야 할 과제를 선정하고 단계적으로 실현 목표를 정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워크숍에서 참가자들은 우리가 원하는 미래의 새로운 연구, 비즈니스 개념이 가능성이 교차하는 지점을 찾았습니다. 워크숍에서 나온 토론과 아이디어를 24개의 미래 시나리오 형식으로 구체화하고 개념화해 도쿄 기술 미래의 연대기를 작성했습니다.

각각의 미래 시나리오는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일상생활에서 묘사합니다. UN은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SDG)를 2030년까지 달성해야 한다고 했는데 우리가 반드시 취해야 할 조치를 정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DLab은 보다 자유롭고 폭넓은 관점에서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위해 대학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보여줍니다. 미래 연대기는 2030년에서 2200년 사이의 기간을 포함하지만 중간에 필요에 따라 수정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두번째 시나리오인데 개인 건강이 자동으로 유지되는 미래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 시나리오에서 각 개인의 몸은 끊임없이 모니터링되고 그 데이터가 의료 기관으로 보내지게 됩니다. 그러면 다음 식사 때는 필요한 특정 영양소가 무엇이고 어떤 운동이 필요하다 등의 제안을 받습니다. 이 시나리오는 CMOS-MEMS 관성센서 연구를 촉진시켜 파킨슨병의 조기 진단을 가능하게 하는 것입니다. 도쿄공대의 연구자들이 의사들과 협력해 이룬 것입니다. 각각의 미래 시나리오는 연구가 어떻게 우리가 원하는 미래와 연결되는지 파악하고 그것을 실현하는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설명해 줍니다.

하나 더 예를 들면 여덟번째 시나리오는 2040년 가족 생활이 어떨지 구상하는 것으로 일상생활에서 하는 모든 일을 집에서 할 수 있을 것이라 상상합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이제 가족의 역할이 강화됩니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와 재택근무 동향을 고려할 때 이 시나리오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20년 더 일찍 구현됐습니다. DLab은 2019년 봄에 이 시나리오를 구상했는데 당시에는 인류의 삶이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아 집에만 있어야 한다고 누가 감히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대학은 혁신의 원동력으로 정말 중요합니다. 대학은 긍정적 미래를 계획하고 지식과 기술로 미래 사회를 어떻게 인도해 나갈 지 의견을 제시해야 합니다. 이런 노력이 분명히 기회를 촉진하고 혁신의 씨앗으로 사회에 뿌리내리고 성장해 나갈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모턴 샤피로 노스웨스턴대학교 총장

·불평등 해소와 기후변화 극복에 다학제 연구가 중요

KAIST는 지금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기술대학으로 50년 만에 변신을 했는데 한국의 이야기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기적이 바로 KAIST의 기적이었고요. 저는 미시경제학자로서 1989년에 한국에서 많은 강연을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저보다 굉장히 많은 지식을 가지고 계셨다고 기억합니다. 이후에도 한국을 자주 방문해 기적을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1년 반 전쯤 신성철 KAIST 총장이 제 사무실을 방문했는데요. 저의 책상에는 사진이 많습니다. 제가 제일 자신있게 보여드리고 싶었던 사진이 청와대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같이 찍었던 사진입니다. 김 대통령과 만났던 것은 제 평생의 가장 큰 영광스러운 순간 중 하나입니다. 그만큼 제가 한국을 매우 좋아하고 사랑합니다. 노스웨스턴대는 세계 유수 대학처럼 한국에 동창생들이 굉장히 많은데 제가 제일 좋아하는 졸업생 중 하나가 신 총장입니다. 가장 성공한 졸업생 상을 드리기도 했는데요. 그만큼 한국은 저에게 매우 소중한 국가입니다.

저는 다학제 연구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팬데믹을 극복하는 문제뿐 아니라 소득과 성장의 평등을 달성하고 기후변화를 극복하기 위해서죠. 기초과학 연구, 전환을 위한 사회과학, 다양한 모든 과학이 다 필요합니다. 뉴노멀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이 있다면 다학제 연구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지난 42년 간 경제학을 연구했지만 여러 영역 간, 학문 간 경계를 극복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여러 학문 분야가 협업하지 않는다면 글로벌 도전과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학문 간의 경계와 벽을 허물어뜨리는 게 매우 시급합니다. 노스웨스턴대도 백신에 대한 기초연구도 하고 있고 여러 분야의 학문 분야에서 협업을 증진하고 있습니다. 저도 모더나 백신을 얼마 전에 맞았는데요. MIT의 혁신이 있었기 때문에 모더나가 가능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보다는 한국이 훨씬 이상적인 국가인데요. 미국에서는 일부 지역에 백신을 거부하는 현상이 있습니다. 백신의 안전성을 알리는 데 있어서 사회, 과학의 힘을 빌려야 합니다. 뉴노멀 시대에 다학제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저는 (총장이지만) 경제학을 계속해서 가르치고 있습니다. 저희 장모님이 물려주신 타자기, 1942년에 장모님이 기자로서 활동 하셨을 때 쓰셨던 타자기를 아직도 가지고 있는데요. 제 장농에 보면 굉장히 오래된 학용품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뉴노멀로 전환하고 있는 시점에서 저는 아직도 칠판을 사용하고 있고 동시에 인터넷에서 많은 자료를 다운로드 받고 있습니다.

뉴노멀 시대에서는 우리가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을 해서 적극적으로 변화를 수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날 인공지능(AI)과 아웃소싱 자동화가 키워드가 되고 있습니다.

요즘 세상에서 교육받은 기술이나 직업이 앞으로도 존재하게 될 것인지 궁금할 때가 있습니다. 저희 학생 중에 상당수가 한국에서 일하고 싶어합니다. 그러면서 졸업 전 계량경제학이나 수학을 더 공부하고 싶다고 얘기합니다. 저는 그 학생들한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네가 알고 있는 지식으로도 충분하다. 통계학, 경제학 이미 충분히 공부했다. 그러니 한국어를 공부해라, 아시아 종교를 공부해라. 한국의 문화, 역사를 공부하라고 권유합니다. 그래야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일을 해낼 수 있으니까요.

신성철 KAIST 총장


◇신성철 KAIST 총장

·KAIST, 교육·연구·기술사업화·국제화 롤모델 될 것

반세기 만에 이룬 대한민국의 경이적 경제성장과 과학기술의 발전에 KAIST가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KAIST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한국이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 말합니다. 설립 이래 KAIST는 약 7만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는데 그중 1만 4,500명의 박사가 있습니다. 졸업생들은 산업, 대학, 연구기관, 정부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습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한국 반도체 산업의 박사 인력 중 약 25%가 KAIST 졸업생입니다. 한국에 있는 공대 교수진의 약 20%가 KAIST 졸업생입니다.

세계 대학 평가순위를 보면 톰슨 로이터는 KAIST를 3년 연속 아시아에서 가장 혁신적인 대학으로, 세계에서는 가장 혁신적인 대학 랭킹 11위로 꼽았습니다. 이처럼 KAIST는 미국 국제개발처(USAID)에 설립된 과학기술 프로그램의 대표적인 성공모델입니다. 국제개발처는 KAIST가 대한민국이 원조수혜국에서 어떻게 과학기술 혁신의 리더가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KAIST의 미래 꿈은 과학기술 혁신 선도대학이 되는 것입니다. 학문적, 기술적, 경제적, 사회적 가치를 글로벌 수준에서 창출하는 글로벌 가치 창조 선도 대학이 되어서 인류의 행복과 번영을 위한 과학기술 혁신 대학이 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전략적 혁신 계획을 5개 분야에서 수립했습니다.

지식을 사회적 가치로 전환할 창의적 리더를 육성하겠습니다. 인류의 도전을 극복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겠습니다. 기술가치를 풍요롭게 할 기업가적 대학을 추구하겠습니다. KAIST는 전 세계 가교 역할을 하겠습니다. 미래 전략을 위해 KAIST는 과학 기반 정책을 국제사회의 글로벌 이슈에 대해서 제공할 것입니다.



우선 교육 혁신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KAIST의 인재상은 도전, 창의, 배려의 영문 앞글자 C자를 따서 C3 정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전에 시도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알려지지 않았거나 풀리지 않는 난제를 해결하는 도전, 협업과 과학적 혁신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창의성, 배려란 포용과 윤리적 책임감을 지닌 자세입니다.

KAIST는 융합기초학부를 개설하여서 여러 학문과 교차학제를 통해 새로운 지식을 창출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하고 있습니다. 융합기초학부는 기초과학, 공학, 인문학, 기업가정신, 글로벌 리더십 교육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합니다. 4차 산업혁명을 위한 AI의 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따라서 학부 전체 커리큘럼에서 인공지능을 강조합니다. KAIST는 2019년 2학기 국내 최초로 (고려대, 성균관대와 함께) 인공지능 AI 대학원을 개설했습니다. 매년 100명 이상의 대학원생을 육성할 계획입니다.

KAIST는 연구의 선도대학, 퍼스트 무버가 되고 싶습니다. KAIST의 목표는 세계 최고, 세계 최초 또는 유일한 연구성과를 창출해 글로벌 가치 창출에 집중하도록 R&D 전략을 전환했습니다. KAIST 플래그십 연구 프로젝트로 바이오메디컬, 에너지·환경, 우주, 국방 등을 지정했습니다.

가장 미래지향적인 프로젝트를 선택하고 최대 10년 동안 총액만 결정된 블록펀딩을 제공해 세계 최고, 최초 유일한 연구 성과를 창출하고자 합니다. 주력 프로젝트 중 하나인 코브라 프로젝트는 빛을 사용하여 뇌의 손상된 신경세포 재생과 회복을 목표로 하여 궁극적으로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병 치료를 목표합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KAIST 연구 프로젝트는 의료와 생명공학 혁신의 발전을 가속화할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 줍니다.

코로나19 대응 과학기술 뉴딜 R&D 프로젝트를 작년에 시작했습니다. KAIST 대학 44명의 교수들이 이끄는 뉴딜 프로젝트는 산, 학, 연, 병원 전문가 120여 명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감염 예방, 진단, 보호, 치료 등 각 단계 핵심 기술을 개발할 것입니다. 실례로 최근 개발한 이동식 음압 시스템이 있습니다. 이동식 음압 시스템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지역으로 보내지고 있으며 며칠 내에 구축 가능합니다. KAIST기 한국의 항바이러스 신산업 창출과 인류 사회 건강과 번영에 기여하기를 희망합니다.

우리는 해결되지 않은 큰 문제에 직면하거나 창의력으로 가장 흥미로운 학문 분야를 찾기 위해 노력할 젊은 교수를 지원하기 위해 싱귤래리티 과정을 시작합니다. 아이디어를 제공하기 위해 최대 10년 동안 본격적인 연구자금을 연례 평가 없이 제공할 것입니다.

KAIST 졸업생들은 1,200개 이상의 기업을 창업하여 연간 14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고 4만 5,000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했습니다. 학생들과 교수들에게 스타트업 창업을 강력히 권장합니다. 창업을 지원해 주기 위해 2014년 KAIST 창업원을 출범 시켰습니다. KAIST 창업원은 캠퍼스에서 기업가 정신을 활성화하고 스타트업이 번창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 스타트업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합니다.

창업원은 KAIST에 입주 공간을 조성해서 창업교육, 사업화 등 창업 생태계를 제공해 줍니다. 지난 4년 간 97개의 KAIST 스타트업이 초기 투자액 6,700만 달러로 창업되었습니다. 기술 상용화를 촉진하기 위해 KAIST는 3중 나선 혁신 모델이라고 불리는 교육, 연구, 기술 상용화를 잘 연결하고 있습니다. 강의실과 연구실은 기업이 경험하는 현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연구 주제를 다루고 R&D 결과는 즉시 상용화로 이어집니다. 실례로 대학원 과정 중 반도체 회사의 분류자동화 시스템 문제를 해결한 것을 들 수 있습니다.

KAIST는 이제 다른 나라에서 벤치마킹하는 롤모델 대학이 되고 있습니다. 많은 국가들이 자국에 KAIST를 설립하기를 열망하고 있습니다. 첫번째로 아프리카 케냐 과학기술원 설립 프로젝트로 빠른 현대화를 위해 고도로 숙련된 인력을 양성하는 과학기술 중심 대학을 건설하는 것입니다. KAIST는 최초의 한국 대학으로 턴키 기반 컨설팅을 제공해 줍니다. 교육 커리큘럼, 설계 디자인, 시공 등 턴키 방식으로 컨설팅합니다. 해외 원조 수혜기관이었던 KAIST를 50년 만에 원조 공여기관으로 탈바꿈해 주는 프로젝트입니다. 앞으로 50년 간 전 세계에 10개의 KAIST를 설립하여 KAIST가 글로벌 커뮤니티에 기여하도록 할 것입니다.

KAIST는 지난해 글로벌 전략 연구소인 GSI를 출범시켰습니다. GSI는 글로벌 이슈를 적극적으로 파악하고 과학기술 기반 정책과 전략을 국제 포럼을 통해 제공해 왔습니다. GSI는 과학 기반 글로벌 싱크탱크를 목표로 합니다. 향후 50년간 KAIST의 꿈은 무엇일까요. 50년간 KAIST는 10-10-10 드림을 달성하고자 합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학문적 명성을 가진 10명의 특이점 싱귤래리티 교수를 배출하고 10억 달러의 규모의 기업가치를 지닌 데카콘 스타트업 기업 10개를 육성하고 케냐의 KAIST를 포함하여 10개의 KAIST를 전 세계에 설립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50년 간 KAIST는 인류의 행복과 번영을 위한 과학기술 혁신 선도 대학으로 도약할 것입니다.

KAIST 총장 서밋.


◇디지털 격차 해소는 어떻게?

▲사회(박경렬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 지금 불평등이 사회적, 정치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보에 대한 접근에 있어서 격차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다시 한 번 강조되는데요. 이렇게 디지털 격차가 교육에 있어서도 계속 발견되고 있는데 라이프 총장님은 이러한 부분에서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시는지요?

▲라파엘 라이프 MIT 총장: 팬데믹으로 학생들을 모두 집으로 돌려보냈고 집에서 수업을 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면서 디지털 격차가 심화되기도 했습니다. 어떤 학생들은 집에 와이파이가 있는 경우도 있고 랩탑(노트북컴퓨터)을 사용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것이 없는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와이파이를 쓸 수 있도록 통신요금을 지불해 주기로 했고요. 랩탑이나 아이패드를 장만할 수 있는 비용을 일부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밖에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참 곤란한 부분이 있습니다.

학생들은 집에 공부방이 따로 있는 경우도 있고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을 하는데 주변에 사람이 많거나 가족이 많으면 수업에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그래서 디지털 격차가 사회 경제적인 격차의 연장선상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물론 사회 경제적 격차는 쉽게 해소가 될 수 있는 부분은 아닙니다.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사회: MIT는 온라인 교육을 이끌기 위해서 하버드 대학과 함께 2012년 초에 에덱스를 시작했는데요. 작년에 에덱스의 사용자가 2,000만 명이 넘었다고 들었습니다. 총장님의 리더십으로 굉장히 훌륭한 성공이 이뤄졌다고 생각 드는데요. 에덱스 등에 대해 좀 더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라파엘 라이프 MIT 총장: 팬데믹이 발발했을 때 학생들을 저희가 집으로 돌려보내면서 물론 큰 변화가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우리가 온라인 교육 환경에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비교적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너무나 다행인데요. 하지만 학생들이 캠퍼스를 그리워합니다. 동시에 온라인 교육도 장점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그래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캠퍼스의 장점을 누리고 집에서도 편안하게 공부할 수 있는 두 방식을 통합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사회: 라이프 총장님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접목에 대해서 언급해 주셨는데요. 마스 총장님은 초연결된 디지털 사회에서 대학이 직면한 새로운 과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카즈야 마스 도쿄공대 총장: 먼저 디지털 격차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기계공학 등 공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반드시 데이터 과학이나 AI 지식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화학이나 기계공학, 재료공학 쪽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있어서 데이터 과학과 AI 과학기술이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도쿄공대에서는 AI 혹은 데이터 사이언스 모든 수업을 반드시 대학원 수준에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래야 디지털 격차를 겪지 않습니다.

▲사회: 현재 디지털의 격차의 가장 큰 원인은 경제적인 불평등이라고 생각합니다. 샤피로 총장님, 어떻게 하면 이러한 경제적인 격차를 해소하는데 대학이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모턴 샤피로 노스웨스턴대 총장: 저도 답을 알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1979년 이후 미국에서, 대부분의 서구 국가들에 있어서 소득과 부의 불평등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많은 아시아 국가에서도 상황이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1979년부터 교수로 활동할 때 소득 격차가 너무 심하다라고 얘기 했습니다. 그런데 1979년 이후 소득 격차는 더 벌어졌습니다.1929년 시작된 세계 경제 대공황기에 불평등이 최고조에 달했는데 지금도 거의 그 수준에 다가가고 있습니다. 그만큼 불평등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높아졌고요. 이 문제는 정말 복잡합니다.

그래서 대학이 이것을 해소하는데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는데요. 일단 노동의 생산성을 극복할 수 있어야 될 것이고 승자가 모든 것을 다 가져가는 그러한 상황은 해결이 되어야 될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불평등이 굉장히 심화되어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더욱 심화되었고 그리고 처음에 받는 월급이 25년 이후에 내가 얼마만큼의 월급을 받을지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그만큼 불평등이 심화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다학제 방법으로 다양한 기술을 활용하고 사회적 과학과 인류학의 힘을 빌리는 것이 가장 최선의 방법입니다.

▲사회: 샤피로 총장님, 기술 변화가 사회 경제적인 변화를 이끌어오고 있는데 항상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노동경제학자로서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요?

▲모턴 샤피로 노스웨스턴대 총장: 과학기술로 인해서 좋은 변화, 나쁜 변화 다 일어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요. 물론 여러 가지 측면에서 지금 현재 세계는 과거보다 좋아졌습니다. 저도 경제학자, 인구통계학자로서 전체 출산율이 줄어드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고 유병률, 사망률이 선진국에서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큰 진전이라고 할 수 있고 그만큼 기술 혁신이 있었지만 모든 부분에서 우리가 승리 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팬데믹으로 인해서 기존에 있었던 불평등과 격차가 다시 전면에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사회: 신 총장님, KAIST는 디지털 격차 문제에 어떻게 적응하고 해결할 것인지요?

▲신성철 KAIST 총장: 최근 서베이가 진행됐는데요. 시민의 96%가 팬데믹으로 인해 학습격차가 계속 심화되고 있다는 데 동의하고 있습니다. 분명히 교육격차가 심화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디지털 격차가 교육 불평등을 가속화하여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사회, 경제적 격차로 이어질 것이 분명합니다. 세계보건기구가 팬데믹을 선포하고 나서 KAIST는 교육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즉시 대응했고 보다 평등하고 포용적인 미래 회복을 위해서 여러 활동을 진행해 왔었습니다. 팬데믹 직후에 온라인 교육을 시작했습니다. 수업 첫째주 꽤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둘째주부터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완전한 온라인 교육으로 원활하게 진행될 수가 있었던 것은 2012년에 시작한 플립러닝, 즉 역진행수업인 에듀케이션 4.0 이니셔티브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본격적인 온라인 수업은 KAIST의 에듀케이션 4.0을 발전시키는데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학생, 교직원, 직원 모두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고 있고 100% 온라인 교육으로 성공적으로 전환하는 데 팬데믹이 발생하지 않았더라면 10년 이상 걸렸을 수 있었습니다.

KAIST는 지역 사회에 도움의 손길을 뻗었습니다. 학생 자원봉사자들이 학교와 교사가 온라인 수업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습니다. 일반인을 위해서 KAIST는 2004년부터 다양한 온라인 공개 수업인 MOOC 과정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한국의 다른 대학과 협력해서 88개의 온라인 공개수업 MOOC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교육을 활용하는 데 가상대학은 코로나와 앞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가상대학은 평생교육 플랫폼을 제공하여 경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세계 유수의 대학들과 글로벌 온라인 MOOC 컨소시엄 설립을 하자고 제안하고 싶습니다.

▲사회: 새로운 도전과제, 인공지능으로 인해서 발생하는 새로운 도전과제들에 대해서 얘기해 보겠습니다. AI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많은 대학들은 새로운 도전과제를 잘 관리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해 나가야 될 텐데요. 라이프 총장님은 전기, 통신 등 여러 기술분야가 40년 후 어떻게 될거라 보시나요? 어떻게 하면 우리가 새롭게 등장하는 기술을 극대화시켜 활용하면서 잠재적인 리스크는 최소화 시킬 수 있을까요?

▲라파엘 라이프 MIT 총장: 어떻게 보면 아주 새로운 미래가 지금 처음 등장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요. 기계학습이라든지 AI 기술들을 우리가 활용을 해서 연구나 기술 개발에 도움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최첨단 연구의 속도가 급진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AI가 있었기 때문에 연구가 가속화될 수 있습니다.

과거 MIT와 같은 교육기관들이 주도해서 기술을 발전을 시켜왔는데요. 저희는 이러한 기술 발전이 사회와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과학기술이 발전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특히 AI 같은 경우에는 너무나 빠르게 발전하기 때문에 AI 기술이 그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교육을 하는 데 있어서 학생들에게 AI에 대해서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미리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로 빠르게 기술이 발전했습니다.

우리는 과학기술의 발전을 도모하면서 동시에 이 과학기술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사회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같이 생각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AI를 활용하는데 있어서 인간을 대체하는 방식도 있을 것이고 아니면 인간을 돕는 방식으로도 활용이 가능할 것입니다.

그래서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 시키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할 수 있는지, 오늘날 과학기술의 발전을 통해서 이제 여러 가지 물리적 현상을 설명할 수 있게 되었고 그러한 모델과 공식을 통해서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예측할 수 있게 됩니다. 엔지니어들은 이러한 공식과 모델을 사용해서 여러 가지들을 만들어 나가게 되는데요. 우리의 인간의 신체가 생리적으로 어떻게 행동을 하고 어떻게 반응을 하는지 이런 것도 예측을 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과학이 있다 하더라도 우리가 적절한 공식이나 모델로 설명하지 못했던 부분도 있었는데요. 바로 AI가 그러한 부분에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근거로 해서 수학적으로 우리가 잘 설명을 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AI가 이것을 잘 공식화 시켜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그러한 문제를 해결한다면 과학기술의 발전이 가져올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다학제 융합연구로 사회문제 해결해야

▲사회: 샤피로 총장님은 사회과학을 전공한 입장에서 일자리의 미래, 다학제로 경제, 정책, 고등교육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이라고 보시나요? 일자리의 미래에 대해서는요?

▲모턴 샤피로 노스웨스턴대 총장: 현재 세대는 아주 훌륭한, 회복력은 조금 부족하지만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재교육을 받고 재훈련을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창의력을 가지고 엔지니어링을 하고 디자인을 해야 될 것이고요. 그런데 사회적으로 과학기술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파악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제가 수업 하면서 학생들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백신을 배급하고 보급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인가? 누가 먼저 백신을 접종받아야 하는가? 그런데 많은 학생들이 추첨을 하는 게 가장 공정하다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여러 가지 이론에 따라서 각각 다른 주장을 할 수 있을 것이고 또 윤리적으로도 정당화시킬 수 있는데요. 저희 학생 중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국가 차원에서 보면 제일 먼저 젊은 사람부터 접종을 해야 된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고 생산활동에 기여할 수 있는 날이 많기 때문이죠. 또한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부터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는 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이것이 사회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더니 학생들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반면 요양원 등에 계신 고령자부터 치료하고 백신을 접종해야 응급실에 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얘기하는 경우도 있고 어떤 사람들은 치매를 앓고 있는 고령 환자들에게 접종을 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라고 했습니다. 인간적인 존엄성을 존중하기 위해서 이런 분부터 접종을 해야 된다는 것이죠.

저는 과학기술이 사실 윤리적인 토론보다 훨씬 더 앞서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에 몸 담고 있는 우리들이 윤리적인 토론을 더욱 적극적으로 이끌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청중(양동렬 KAIST 명예교수) 질문: 기계공학과 명예교수인데 KAIST 1회 졸업생입니다. 팬데믹 시기에 기술적인 융합, 즉 다학제적인 협업을 언택트(비대면) 사회에서 어떻게 더욱 도모할 수 있을지요?

▲카즈야 마스 도쿄공대 총장: 다학제 연구를 좀 더 도모하기 위해서는 젊은 연구가들의 참여가 정말 중요합니다. 도쿄공대에서는 많은 워크숍과 회의를 개최합니다. 젊은 연구가들이 참여해서 대학 내에서는 물론이고 또 연구가들 중에서 타 대학에서 재직 중이거나 혹은 업계 재직 중인 연구가들을 한자리에 모아서 같이 회의를 합니다.

▲모턴 샤피로 노스웨스턴대 총장: 미국에서는 돈을 따라가라라고 하죠. 미국 국립보건원(NIH) 등 정부기관들이 MIT와 노스웨스턴대 등에 많은 펀딩을 해주고 있습니다. 이 때 저희한테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000만 달러 정도의 지원을 해 줄 테니 노스웨스턴대 연구진뿐 아니라 시카고대, 일라노이대와 같이 협업하라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희가 갖고 있는 것을 여러 교육기관, 연구기관과 공유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야 되죠.

◇AI 윤리 문제는?

▲사회: 신 총장님, 한국에서는 AI가 주요 유행어가 되었습니다. AI 사용과 관련돼서 윤리적 문제는 어떻게 AI 기술이 응용되는가에 따라서 매우 복잡할 수도 있고요. 대학이 윤리를 장려하면서 AI 혁신을 계속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신성철 KAIST 총장: 4년 전에 구글이 개발했던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세돌이나 중국의 커제와 대결헤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제 우리는 딥러닝, 뇌과학, 빅데이터, 컴퓨터 하드웨어 발전으로 인해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을 목격합니다. 오늘날 AI는 자율주행차, 드론, 음성처리, 보건의료, 금융, 제조, 로봇 등 다양한 산업을 용이하게 해 줍니다. 가까운 장래에 인공지능 로봇, 저는 이를 로봇 사피엔스라고 부르고 싶은데요. 로보 사피엔스가 어디에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인간의 정체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야 됩니다. 호모 사피엔스는 암기, 정보처리, 계산, 신체 능력과 관련해서 로보 사피엔스와 경쟁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교육에서 호모 사피엔스와 로보 사피엔스의 공생을 추구하기 위해 창의성과 공감, 통찰력, 지혜와 같은 인간이 대체할 수 없는 장점을 더욱더 함양해 나가야 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AI 로봇을 일상생활에서 뿐만 아니라 업계에서 고용해서 활용할 때 윤리적 문제가 무엇일지 고려해야 합니다.

디지털 사회에서 AI의 잠재적인 어두운 면을 방지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합니다. 보다 밝은 디지털 사회를 위해서 윤리 교육이 가장 중요합니다. 학생들에게 디지털 장비를 조작하는 데 있어서 AI 알고리즘이 윤리와 사회적 책임이 무엇인지 가르쳐주어야 합니다. KAIST는 학생들에게 인공지능인 AI와 디지털 윤리를 필수 과목으로 반드시 수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협업 거버넌스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협업하지 않으면 킬러로봇과 같은 비윤리적 인공지능으로 인한 디지털 사회의 어두운 면이 부각될 것입니다. 디지털 유토피아가 아닌 모든 것이 불안정하고 잘못된 혼란스러운 디스토피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청중(마틴 지글러) 질문: AI가 도래하면서 자율무기와 같은 새로운 신종 무기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보스톤다이내믹스에서도 로봇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 로봇을 사용해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독일과 일본의 많은 대학들이 군사와 관련된 연구, 특히 시빌클러스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는데요.

▲라파엘 라이프 MIT 총장: MIT에서는 이러한 AI,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캠퍼스에서는 군사와 관련된 연구는 전혀 하지 않습니다. 상당히 많은 미국의 기관들이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다양한 의견을 가지고 있지만 MIT는 군사와 관련된 연구는 전혀 하지 않습니다.

▲신성철 KAIST 총장: 윤리적인 이슈가 AI 개발에서 정말 중요합니다. 킬러로봇 같은 것들이 등장하면 안 되겠죠. 그래서 제가 윤리적 교육을 강조했습니다. 학생들에게, 우리 후손들에게 반드시 윤리 교육을 시켜야 합니다.

▲사회: 마스 총장님, 도쿄공대 DLab의 경험에 비추어 봐서 AI 개발에 있어서 여러 도전과제를 극복할 수 있을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카즈야 마스 도쿄공대 총장: 공학자들도 인문교육이나 모든 분야의 교육을 배워야 합니다. DLab의 접근 방식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 박사 과정 학생들에게 DLab에 참여해라, DLab 활동에 동참하라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석·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들은 전문 분야에만 주력 합니다.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과연 미래가 어떻게 될지 그리고 또 이 대학원 과정에 있는 학생들이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 끊임없이 생각을 해야 됩니다. 끊임없이 토론해야 됩니다. 토론을 하기 위해서는 DLab의 활동이 정말 중요합니다. 과학과 공학 전공을 하는 학생들은 다른 분야 사회나 혹은 기타 분야에도 관심을 갖고 다양한 활동을 DLab에서 하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질문이 있습니다. 온라인 교육은 중요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공업대학 혹은 기술대학 같은 데 있어서 정말 중요한 것은 바로 실험입니다. 어떻게들 하시나요.

▲신성철 KAIST 총장: 물리와 화학 실험을 어떻게 진행해야 될지 온라인 교육 환경에서 다들 고민하고 있습니다. KAIST는 실험 수업은 어쩔 수 없이 오프라인으로 합니다. 학생 참여 숫자를 제한해서 합니다. 그런데 오프라인 수업보다 온라인 수업에 대한 평가가 결과가 훨씬 더 좋습니다. 앞으로 코로나가 끝난다 하더라도 오프라인과 온라인, 서로 혼합된 채로 진행될 것입니다. 온라인 교육의 장점을 적극 활용해서 교육하고 오프라인 수업에서 토론도 해야 됩니다. 한국과 같은 동양사회에서는 수업에서 토론을 많이 안 하는데 비판적 사고를 키워주고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토론을 권장해야 합니다. 블렌디드 교육 방법을 들 수 있죠.

▲사회: 그럼 미국에서는 어떻게 하고 계시는지요?

▲모턴 샤피로 노스웨스턴대 총장: 실험실의 실험을 원격으로 리모트하게 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죠. 노스웨스턴대는 음악 대학도 아주 활성화가 되어 있는데요. 음압실습도 원격으로 하기가 힘듭니다. 그리고 또 저희 연극 강연을 하는데요. 정말 브로드웨이에 보면 노스웨스턴 동문들이 정말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연기도 원격으로 수업하기가 힘들죠. 기숙사에서 학생들이 배우는 것도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기숙사별로 동문회를 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졸업 후에 25주년이 지났을 때 다시 만나게 되는데 그때 동문들에게 물어봅니다. 왜 노스웨스턴대학을 좋아하게 되었는지. 그러면 우리가 기숙사 친구들이랑 같이 밤새워서 놀다가 아침에 해가 뜨는 것을 보면서, 지역사회의 프로젝트를 하면서 노스웨스턴대를 정말 사랑하게 되었다.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나무를 심으면서라는 얘기도 합니다. 수업받은 것은 어떠냐라고 물으면 한참 뒤에나 거론합니다. 물리학이나 화학 수입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기숙사에서 학생들이 체험을 통해서 배우는 것도 굉장히 많습니다. 과학 외에 삶에 필요한 여러 가지를 배울 수가 있는데요. 이것은 온라인으로 불가능합니다.

▲사회: 라이프 총장님은 어떻습니까?

▲라파엘 라이프 MIT 총장: 저희 교직원들도 집에서 랩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창의적인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실험에 필요한 키트를 집으로 보내서 학생들이 집에서 스스로 실습을 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실험실 경험을 일부나마 집에서 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물론 오프라인으로 하는 것과는 다르죠. 학생 간 서로 가르쳐주고 배우는 게 굉장히 크고 이러한 것은 온라인으로 안 되겠죠. 그래서 학생들이 반드시 캠퍼스로 돌아와야 된다고 생각이 듭니다. 학생들도 캠퍼스로 돌아오고 싶어합니다. 학생들은 교실로 돌아오고 싶어 하는 것보다 기숙사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마음이 강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하이브리드 방식이 필요합니다. 물론 대면으로 수업을 할 필요가 있고요.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을 한다 하더라도 캠퍼스에서 하고 싶어합니다. 캠퍼스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업을 계속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글로벌 산학협력은 어떻게?

▲청중(에덴 비네거) 질문: 제는 에피오피아 유학생인데 이번달에 KAIST를 졸업할 예정입니다, KAIST, MIT, 도쿄공대, 노스웨스턴대가 어떻게 효과적으로 업계와 협력할 수 있느냐 궁금합니다. 국내외적으로 어떻게 하면 좀 더 효과적으로 산학협력을 할 수 있을까요? 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좀 더 성공적으로 업계에 응용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까요? KAIST 등에서 많은 연구 논문을 발표 하는데 논문 발표에 끝나지 않고 어떻게 산업계에서 응용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까요?

▲신성철 KAIST 총장: KAIST 주요 미션 중 하나가 기술혁신을 주도하는 엘리트 과학자와 엔지니어를 육성하는 것입니다. 졸업생의 거의 절반이 현재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KAIST는 삼성, LG, 현대, SK 등 한국 대기업, 구글, IBM, 아람코 등외국기업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최근 KAIST는 특별한 관심을 국내 전체 기업의 97%에 참여하는 중소기업 업그레이드에도 관심을 갖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민관 협력, 인공지능 캄프(KAMP)를 출시했습니다. KAMP는 중소기업의 AI 기반 스마트 공정으로 전환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스마트 팩토리는 결함률을 크게 줄이고 만성적인 인력 부족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KAIST는 재학생들에게 다양한 인턴십을 제공해서 여러 기업에서 일을 해 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응용, 상용화된 연구 역량을 배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KAIST가 제공하는 캡스톤 디자인 프로그램, 기업가 정신, 석사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코로나19가 우리 삶과 대학연구에 미친 영향은?

▲청중(이민우 학부생) 질문: 저는 KAIST 재료공학과 재학 중인 학부생입니다. 코로나19가 총장님들의 개인적인 삶과 연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요? 팬데믹이 사회 전체나 개인적으로 어떤 피해를 가져왔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신성철 KAIST 총장: 연구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탐구 중심의 기초연구이고요. 다른 하나는 기술 중심의 응용 연구입니다. 둘 다 똑같이 중요합니다. 나노마스크의 개발은 일종의 응용 연구입니다. 하지만 나노마스크에 활용되는 고품질, 나노물질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기초연구가 필요합니다. 백신은 중계응용연구를 통해 바이러스 자체와 또 바이러스 RNA 상호작용 매커니즘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기초연구와 응용연구는 상호보완적이고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기초연구가 없이는 기술적 혁신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응용연구가 없이는 기초연구 결과를 실제 제품으로 전환할 수 없습니다. 좋은 예가 바로 21세기 최첨단 과학기술의 산물인 스마트폰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양자역학, 전자기학, 신호처리, 인공지능, 알고리즘 등의 기초연구가 없이는 스마트폰을 실현할 수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초연구는 응용연구보다 결과를 달성하는데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됩니다. 따라서 기초연구와 응용연구가 모두 포함된 연구 포트폴리오는 국가 R&D 투자정책에 있어서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까지 정부는 주로 응용연구에 집중했었습니다. 2000년부터 한국 정부는 과학기술 선도 국가가 되기 위해서 기초연구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 기초연구에 대한 R&D 투자를 늘려 왔습니다. 결과적으로 기초연구와 응용연구는 똑같이 중요하고 상호보완적입니다. 두가지 유형의 연구 모두 국가 과학기술 정책 개발과 연계되어야 합니다.

◇총장들이 실수에서 배운 것은?

▲사회: 총장님들은 굉장히 독특한 도전과제를 극복하셔야 합니다. 자금도 확보해야 되고 정치적인 의사결정도 내리고 공익과 대학의 이익을 동시에 추구하셔야 되는데요.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개인적인 실수를 통해서 어떤 것을 배웠다라든지요.

▲모턴 샤피로 노스웨스턴대 총장: 제가 22년 동안 총장으로 일했다고 해서 제가 총장을 잘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42년 동안 수업을 할 때마다 매번 수업이 지난 수업보다 더 훌륭한 수업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고 모든 회의를 할 때마다 지난 회의보다 이번 회의가 나아지기를 바라면서 하게 됩니다. 그래서 1.0 리더십이라고 하죠. 항상 나보다 훌륭한 사람으로 내 주변을 둘러싸게 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는 과학자가 아니고 학생 문제 전문가도 아니기 때문에 제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훌륭한 전문가를 주변에 많이 둡니다. 학생들을 세계로 배출할 때 학생들이 겸손함을 가지고 스스로 계속 배워나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라파엘 라이프 MIT 총장: 총장직을 수행하면서 배웠던 가장 중요한 교훈은 개인적으로 봤을 때 모두 다 블라인드 스팟이 있습니다. 우리가 보지 못하는 곳이 있죠. 최선의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에 경청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경험과 시각, 백그라운드가 다른 분들의 의견을 들어야 됩니다.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집단적으로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총장으로 일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고 매년 가장 기뻤던 순간은 졸업식을 할 때입니다. 매년 2,000여 명의 학생들을 충분히 준비시켜 세계를 향해 내보낼 때 정말 보람을 느끼고 기쁨니다. 학생들도 굉장히 기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죠. 작년 졸업식은 온라인으로 이루어졌지만 졸업식이 가장 보람찬 순간입니다.

▲카즈야 마스 도쿄공대 총장: 학생들이 전문 지식을 배양할 수 있도록 사회와 대화를 계속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공 분야 외에도 다른 분야에 대한 대화를 해야 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부터 도쿄공대는 인문과학 연구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인문교육을 먼저 받아야 전문 분야까지 꽃피울 수 있다는 철학을 갖고 있습니다. 2016년에 저희 교육 체제를 새롭게 조정했습니다. 학생들이 전공 분야에서 심화 교육을 물론 받지만 동시에 반드시 학부에서 인문학 한 두 개를 꼭 들어야지만 박사 과정에 들어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끝>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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