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9배가량 커지며 성숙한 단계에 접어 든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ETF’가 1년 새 17개 상품의 상장이 폐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상품의 13% 수준에 해당하는 수치다. TIGER ETF가 지난 한 해 동안 17개의 상품이 새롭게 상장된 것을 감안하면 같은 수의 상품이 시장에서 퇴출되고 새롭게 생기는 등 상품 라인업 교체가 빈번하게 일어난 셈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년간 ETF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돼 투자자별 사전 안내에 들어간 상품은 총 42개였다. 그 중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ETF가 17개로 40%를 차지했고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ETF(9개)’, KB자산운용의 ‘KStar ETF(5개)’, 삼성자산운용의 ‘KODEX ETF(4개)’, 키움투자자자산운용의 ‘KOSEF ETF(4개)’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한국거래소는 ETF를 상장한 뒤 신탁원본액이나 순자산총액이 50억 원 미만일 경우 해당 상품을 관리 종목에 지정한다. 이후 6개월 동안 해당 사유를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이 폐지되는 수순을 밟는다. 무분별한 상품 출시를 막고 도태되는 상품을 없애 효율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도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ETF는 총 467개. 15개 운용사 중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29개로 가장 많은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이는 시장 1위를 선점하고 있는 삼성자산운용(117개) 보다 많다.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수 선점을 위해 시장 수요보다 상품 출시에만 집중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한 개 지수당 사용할 수 있는 ETF 개수가 제한적이다 보니 일단 상품을 출시해 라인업부터 구축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문제는 유동성이다. ETF 상품이 수익률을 내기 위해서는 유동성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거래가 저조하다 보니 상품 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최근에 ETF와 관련해 전반적인 운용 전략을 변경했다”며 “기존에 있던 상품들 중 트레이딩, 스타일 ETF 등 수요가 없는 것들은 없애고 연금이나 테마형 ETF들을 상장시키면서 상장폐지가 많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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