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언팩(공개) 행사까지 열며 힘을 실은 ‘갤럭시 북 프로’(13.3형)를 직접 사용해 본 결과 LG전자(066570) ’그램'과 애플 ‘맥북’의 장점들만 뽑아낸 노트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애플이 신형 아이패드 프로를 선보이며 노트북 시장까지 넘보고 있는 상황에서 갤럭시 북 프로는 진정한 모바일 컴퓨터로 태블릿 영역까지 확장하려는 의지가 담겨있어 보였다. 태블릿PC 정도의 무게감에 다양한 갤럭시 기기와의 연동성까지 완성돼 프리미엄 노트북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제대로 된 ‘무기’를 장착한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 북 프로를 들었을 때 “정말 얇고 가볍다”라는 첫 느낌이 전해졌다. 무게는 868g으로 같은 디스플레이 크기 기준의 LG전자 그램(900g대) 보다 가볍다. 태블릿인 아이패드 프로 4세대(12.9형)의 묵직한 무게감과도 확실히 달랐다. 아이패드 프로의 무게는 641g(Wi-Fi 모델)으로 여기에 애플의 매직키보드(710g)를 더하면 맥북 에어(1.29kg)의 무게를 뛰어 넘는다. 갤럭시 북 프로와 같이 동봉된 파우치에 넣고 하루 정도 들고 다녀봤지만 무게감으로 인한 부담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두께도 11mm대로 역대 갤럭시 북 시리즈 중 가장 슬림했다. 두께만 본다면 태블릿 디스플레이와의 구분이 어려울 정도였다.
노트북 중 처음으로 기본 제공되는 USB-C 타입의 범용 충전기(65W)도 크기는 기존 대비 절반, 무게는 30% 가량 줄인 167g에 불과했다. 노트북 본체와 함께 휴대해도 부피와 무게에 대한 아쉬움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외장 재질은 가벼운 무게감과 달리 주요 항공우주 업계가 사용하는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해 견고함을 갖췄다.
지문 인식 기능이 있는 갤럭시 북 프로의 전원 버튼을 눌러 켰다. 현재 기자가 사용하고 있는 갤럭시 스마트폰 환경이 그대로 이식 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디스플레이는 그동안 갤럭시S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에 사용됐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가 갤럭시 북 최초로 탑재됐다. 액정표시장치(LCD) 대비 뛰어난 색 표현 영역과 명암비로 보다 생생하고 자연스런 화질을 만들어 냈다. 다만 ‘WQXGA 고해상도 IPS’ 와 ‘리퀴드 레티나 XDR’ 디스플레이 등 경쟁 제품들과 비교할 때 압도적 화질이라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구동 시스템 뿐만 아니라 실제 기능도 스마트폰의 중요 기능을 그대로 재현해 낸다. ‘사용자 휴대폰’ 메뉴를 통해 갤럭시 스마트폰과 연결하면 스마트폰의 모든 알림과 전화를 확인할 수 있다. 또 스마트폰 내 사진을 노트북에서 바로 편집을 할 수 있고, 최대 5개의 스마트폰 앱을 동시에 팝업 창 형태로 사용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 외에도 태블릿과 무선 이어폰 등 다양한 갤럭시 기기와 마치 하나의 기기처럼 매끄럽게 연동됐다. 태블릿의 경우 ‘세컨드 스크린’ 메뉴를 통해 태블릿을 또 하나의 모니터로 활용할 수도 있다. 애플이 자랑하는 애플 기기와의 연동성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 높은 갤럭시 만의 생태계가 갖춰진 것으로 보인다.
가위식 매커니즘을 적용한 키보드도 부드럽고 조용한 키감을 제공했다. 여기에 키 스트로크 길이를 1.5mm에서 1.0mm로 줄여 타이핑 속도를 높였다.
/노현섭 기자 hit8129@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