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가 다시 시작됐지만 반도체와 자동차주는 강세를 보였다. 기업 체력(펀더멘털)이 튼튼한 종목은 공매도에서 한발 비켜나며 나름 선방한 모습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아(000270)는 8만 100원에 거래를 끝내 전 거래일 대비 4.03% 올랐다. 지난 3월 30일(4.07%) 이후 약 한 달 만에 최대 일간 상승률이다. 현대차(005380)(21만 8,000원)도 2.83% 상승해 4월 2일 이후 최대 상승 폭을 보였다. SK하이닉스(000660)도 이날 2.73% 올랐고 삼성전자도 0.25% 상승했다. 이들 종목은 매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공통분모가 있다. 실제 기아의 경우 4월 미국 시장 판매가 7만 177대로 올 3월 기록한 월간 최대 판매량을 새로 쓴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도 미국에서 7만 7,523대(제네시스 제외)를 팔아 2개월 연속 월별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나온 결과였던 까닭에 투자자들의 주목도를 높였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도 올해 1분기 호실적이 ‘역기저’ 부담으로 작용하는 다른 메모리 업체와 달리 2분기 매출 증가 추세가 견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매출이 8조 4,942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6.6% 증가한 바 있는데 올 2분기 매출 추정치는 분기 대비 약 14% 늘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주가가 눌려 있었다는 점도 이날 상승의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달 코스피지수가 3.68% 오른 가운데 이들 종목은 모두 주가가 빠졌다.
수급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주로 매수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1,134억 원 규모 순매수했고 기관은 기아를 376억 원 규모 순매수했다. 각각 외국인과 기관 순매수 1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공매도 변수로 종목별 차별화 장세를 전망하는 시각이 제기되는 가운데 반도체·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의 반등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견해가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강한 반등세를 보인 중소형주, 또는 금융주 등을 따라가기보다 그동안 부진했던 반도체·자동차 등의 비중을 늘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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