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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스타트업 큰 손 부상 산업은행, 이번엔 4,000억 쏜다

'1조 가치' 유니콘 기업 투자 해외 독식 우려

카카오엔터 등 대규모 벤처투자 물꼬

한 부서에서 투자와 대출 가능

(왼쪽에서 다섯 번째)이동걸KDB산업은행 회장과 정중표 프레시지 대표가 지난해 9월 스케일업금융실이 투자한 프레시지 생산현장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제공=프레시지




KDB산업은행의 벤처투자 신설조직 중 하나인 스케일업금융실이 올해 4,000억 원을 투자해 유니콘을 집중 육성한다. 초기를 지나 고속성장하는 기업을 뜻하는 스케일업 기업을 육성하고 해외에 편중된 투자금 조달을 다변화하겠다는 포부다.

7일 서울경제 시그널과 만난 정명국 스케일업금융실장은 “산은 스케일업금융실은 투자와 대출을 한 부서에서 담당하기 때문에 맞춤형 금융지원을 할 수 있고 자체 자금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상장 이후에도 추가로 투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 막 성장을 시작하면서 생산설비가 필요하지만 적자상태인 스케일업 기업은 산은을 통해 투자와 대출을 함께 받을 수 있다.

지난해 첫 투자를 시작한 산은 스케일업금융실은 36개 기업에 3,588억 원의 투자와 1,220억 원의 대출을 실행했다. 올해는 투자금 기준 지난해보다 500억 원 가까이 늘었고 대출금 규모를 고려하면 스케일업 기업에 5,000억 원 이상 실질적인 자금이 집행될 것으로 보인다.

스케일업금융실은 올해 초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 1,000억 원을 단독 투자하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주로 해외 투자만 유치해온 카카오 계열사인 데다 설립된 지 1년 만에 산은이 1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했기 때문. 당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는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도 투자 의사를 밝혔지만 카카오는 이례적으로 산은의 손을 잡았다. 정 실장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카카오 계열사 중 유일하게 B2B(기업간 거래) 업종을 영위하고 있으며, 주요 사업영역이 각각 하나의 기업에 해당할 정도로 시장영역이 넓고 잠재력이 높다”면서 “카카오도 인공지능(AI)연구부서에서 분사한 2020년 초부터 직접 접촉해 1년 가까이 사업 모델을 형성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메신저 기반 업무형 협업 플랫폼, 클라우드, AI기반 각종 서비스(챗봇·알림톡·스마트홈·스마트카·스마트스피커)를 사업화하고 있다. 첫 투자부터 유니콘으로 등극하며 앞으로 국내 증시 상장이 기대된다. 산은은 주요 투자기업이 상장한 이후에도 추가 증자가 필요하면 지원할 계획이다.



산은의 공격적인 투자는 일부 민간 벤처캐피탈(VC)의 우려를 낳기도 한다. 민간 VC는 주로 외부 기관투자자의 자금을 유치해 수억~수십억 원 단위로 스타트업 투자를 이어왔는데, 산은이 자체 자금으로 대규모 투자를 잇따라 성공하면서 민간 영역 위축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산은 스케일업금융실은 이 같은 지적에 공감하면서도 민간이 하지 못하는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으로 급성장한 스타트업) 투자에 집중할 뜻을 밝혔다.

정 실장은 “지난해 초 까지 국내에서 11개의 유니콘 기업이 나왔지만 자금 유치의 95%가 해외에서 일어났다”면서 “스타트업 성장의 과실이 해외로 넘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VC는 투자 규모가 작은 점 외에 주로 중소벤처기업부의 모태펀드 자금을 받기 때문에 카카오처럼 대기업 집단에 속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할 수 없다. 또한 펀드의 만기가 정해져 있어 스타트업이 급성장하기 직전에 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산은은 카카오엔터 이외에 밀키트 제조사인 프레시지에 500억 원·전자책 플랫폼인 리디에 300억 원 등 100억 원 이상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이 중 제주맥주는 테슬라 상장(적자 기업이어도 성장성이 있으면 코스닥에 상장)을 앞두고 있고 맞춤형 인공지능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뤼이드는 세계 100대 AI 기술기업에 선정됐다. 지금까지 주로 AI관련 업종 투자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한국형 뉴딜펀드 투자 업종에 해당하는 다양한 업종으로 투자처를 넓힐 예정이다.

스케일업금융실은 산은이 7월에 미국 실리콘 밸리에 설립하는 VC와 협업도 예고하고 있다. VC를 통해 현지에 창업하는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 수요를 파악해 국내에서 집행하는 한편 기존 27개 해외 지점이나 현지법인을 통해 구조화금융·컨설팅 등 다양한 금융 수단을 제공하기로 했다.

/임세원 김민석 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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