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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경제] 파, 빵, 쌀 다 올랐다… 4월 물가 상승률, 44개월 만 최고

6월까지는 물가 2%대 상승할 듯

국제유가·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

정부는 "인플레 가능성 제한적"


4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3% 올라 2018년 이후 처음으로 2%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2.3%의 물가 상승률은 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지난해에는 물가가 너무 낮아 경제 전반에 활력이 떨어지는 디플레이션을 우려했다면 이제는 지나친 물가 상승이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물가, 대체 언제까지 오를까요?





통계청이 4일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2.3% 올라 2017년 8월(2.5%) 이후 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식품 등 소비자의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높아 가격 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했습니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상승률은 전체 물가 상승률인 2.3%보다 높았던 셈입니다.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2017년 9월(2.8%)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밥상 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률 13.1%는 2월(16.2%), 3월(13.7%) 대비 소폭 낮아졌으나 여전히 10% 이상으로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지난해 긴 장마·태풍의 영향으로 농산물 작황이 부진해 사과(51.5%), 파(270.0%) 등의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과 그에 따른 살처분 여파로 달걀(36.9%)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세계 경제가 코로나19에서 조금씩 회복되며 오름세를 보이는 국제유가도 물가에 본격 반영되기 시작했습니다. 휘발유(13.9%), 경유(15.2%),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LPG)(9.8%) 등이 모두 높은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유가가 상승하면 영향을 받는 공업제품 가격도 전년 동월 대비 2.3% 올랐습니다. 공업제품으로 분류되는 빵 가격도 5.9% 상승했습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이 4일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민생물가 점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높은 물가 상승률에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기저효과란 특정 시점의 경제 상황을 평가할 때 비교 기준으로 삼는 시점의 상대적인 수치에 따라 결과에 큰 차이가 나타나는 현상을 말합니다. 지난해 물가가 이례적으로 낮았다면 올해 물가 상승률은 이례적으로 높게 나타날 수 있는 셈입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월 0.1%, 5월 -0.3%, 6월 0%였습니다.

이러한 기저효과 때문에라도 소비자물가는 6월까지 2%대의 높은 상승률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내외 경제 심리가 개선되고 있는 점도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됩니다. 하지만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주요 작물의 수확기가 도래하고 산란계 수가 회복함에 따라 농축산물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문기관의 국제유가 안정적 전망과 3분기에 기저효과가 완화하는 점을 고려하면 연간 기준으로 물가안정목표인 2%를 상회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달 25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앞에 휘발유 가격이 게시되어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국제유가의 예상치 못한 급등이 물가 상승률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일 발표한 ‘최근 유가 상승의 국내 경제 파급효과’ 자료에서 “2021년 유가 상승은 물가 상승률이 0.5~0.8%포인트 정도 상승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4월 넷째주 기준 국제유가는 배럴당 평균 63.6달러를 기록했으나 이 수치가 70달러까지 올라갈 경우 물가 상승률이 최대 0.8%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계속되는 원자재 상승 랠리도 부담 요인입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기준 런던금속거래소(LME) 구리 가격은 톤당 1만 232달러까지 올라 기존 최고치인 2011년 2월의 1만 19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올 들어 약 31%, 지난해 3월 대비 133% 급등한 수치입니다. 구리뿐 아니라 철광석 등 주요 원자재의 가격도 상승세입니다.

이에 이 차관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 부담 완화를 위해 조달청이 비축하고 있는 구리·알루미늄·주석을 5월에도 1~3% 할인해 방출하겠다”며 “인플레이션 우려, 시장 변동성 확대 등 경제 회복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위험 요인들이 과도하게 해석돼 경제회복 심리를 위축시키지 않도록 필요시 적기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세종=박효정 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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