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식품 스타트업 투자 목적으로 152억 원의 펀드를 조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첨단 식품 기업을 육성하라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특명이 반영된 결과물로 해석된다. 신 회장은 2019년 이스라엘 출장 복귀 후 가진 내부 회의에서 이스라엘 식품 스타트업 육성 기업인 ‘더키친(The Kitchen)’과의 협력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하는 등 롯데그룹의 모태인 식품 사업의 혁신을 그룹의 중요 과제 중 하나로 꼽아왔다.
9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 식품 계열사인 롯데제과와 롯데푸드,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말 총 152억원의 펀드를 조성했다. 펀드 명칭은 롯데푸드테크펀드로 펀드 운용은 롯데액셀러레이터가 맡는다. 롯데액셀러레이터 관계자는 “그 동안 롯데가 스타트업에 투자를 할 때 식품은 다양한 산업 중 하나였다”며 “롯데푸드테크펀드를 조성한 이유는 보다 적극적으로 식품 산업에 투자를 하고 성과를 내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롯데푸드테크펀드로부터 첫 투자를 받은 업체는 더플랜잇이다. 더플랜잇은 대체식품 스타트업이다. 대표 제품으로는 순식물성 마요네즈 '잇츠베러마요'가 있다. '잇츠베러마요'는 누적 판매량 20만개를 돌파했고 계란을 대체한 간식 '잇츠베러크래커', 우유 대체 음료 '잇츠베러카페', 순식물성 도시락 '잇츠베러 어스밀' 등도 총 12개의 대체 식품을 선보였다.
롯데푸드테크펀드는 롯데액셀러레이터가 운영하는 미래식단프로젝트의 자금으로도 사용된다. 롯데액셀러레이터는 지난 4월 미래식단프로젝트 출범을 밝히며 △Future Food(현재 식음료 대안) △Medi Food(식의약, 기능성 식품) △대체 식재료(식재료 수급과 환경 문제 해결 대안)△패키징(환경친화적이며 지속가능한 포장재) 등 푸드·푸드테크 분야 스타트업을 선정해 한 업체당 5,000만원 씩 지원한다고 밝혔다.
스타트업 투자와는 별개로 롯데중앙연구소와 롯데 식품 계열사 등도 미래 먹거리 개발에 독자적으로 나섰다. 롯데그룹은 특히 대체육 분야에서 가장 선도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를 받는다. 롯데GRS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식물성 버거인 미라클 버거를 출시했다. 롯데푸드도 롯데중앙연구소와 협력해 2019년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엔네이처 제로미트’를 선보였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대체육 시장에 선도적인 투자를 진행하는 등 미래 먹거리 개발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며 “게다가 롯데그룹이 스타트업 지원 사업 분야에서 큰 성과를 보이고 있는 만큼 롯데그룹과 스타트업 간의 향후 시너지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박형윤 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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