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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인상 후폭풍…게임사 수익성 줄줄이 악화

인건비 상승따른 재무부담 현실화

1분기 영업이익 쇼크 수준 감소에

20~40% 달하던 이익률도 10%대↓

"성과 공유차원 연봉 인상했지만

업계 장기적 성장성 훼손 우려"

사진 설명




주요 게임사들이 임직원 연봉 인상 여파로 올 1분기 실적이 악화되는 후폭풍을 겪었다. 인건비 상승이 재무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 한 것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컴투스(078340)의 영업이익은 17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5.3% 감소했다. ‘검은사막’으로 세계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 펄어비스(263750)도 1분기 영업이익 131억 원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1.6%나 급감했다. 네오위즈(095660) 역시 1분기 영업이익이 13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하락했다. 앞서 지난 10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엔씨소프트(036570)도 영업이익이 567억 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77%나 급감해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주요 게임사들의 올 1분기 영업이익률은 충격적인 수준이다. 통상 20%~40%대를 기록했던 게임사들의 영업이익률이 지난 1분기에 일제히 10%대로 추락했기 때문이다. 실제 컴투스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 24%에서 올 1분기 15%로, 펄어비스는 34.7%에서 12.9%로, 네오위즈는 20.5%에서 18.7%로, 엔씨소프트는 33%에서 11.1%로 크게 줄었다.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인건비 상승과 신작 부재가 꼽힌다. 게임사들은 올 초 개발인력 쟁탈전을 벌이면서 일제히 연봉을 높였다. 여기에 지난해 성과에 따른 대규모 인센티브 지급도 이어졌다. 반면 코로나19로 게임 개발 생산성이 떨어지면서 지난해 4분기와 올 1분기 사이 출시된 게임 신작은 거의 없다. 신작은 부족한데 인건비는 늘었고, 출시를 앞두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다보니 비용 부담이 더 증폭된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사는 통상 신작 출시 일정에 따라 실적이 널뛰고, 성과와 연동해 인건비가 움직인다”며 “올 1분기에는 회사 여건과 관계 없이 일제히 인건비가 증가해 각 사의 비용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 초 전 직원 연봉을 800만 원씩 인상한 컴투스는 1분기 영업비용이 1,167억 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32.6% 증가했다. 이 기간 인건비는 44.4%, 마케팅비는 128% 상승했다. 백경진 컴투스 사업본부장은 컨퍼런스콜에서 “아시아는 물론 북미·유럽 등지에 대규모 마케팅도 집행했다”고 설명했다. 펄어비스는 연초 연봉 협상을 마친데 이어 지난 3월 전 직원 연봉을 800만 원 추가 인상했다. 이외에도 1인 당 200만 원의 인센티브와 자사주도 지급했다. 그 결과 펄어비스의 올 1분기 인건비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5%, 광고선전비는 60.4% 증가했다. 전 직원 연봉을 600만 원 씩 인상한 네오위즈는 마케팅비를 9.1% 절감하는 데 성공했지만, 인건비가 20.9%나 상승하며 총 영업비용이 10.2% 증가했다. 특별 인센티브 800만 원을 지급하고, 1인 당 1,000만 원 이상의 연봉을 일괄 인상한 엔씨소프트는 인건비가 10% 늘었다. 엔씨소프트는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인건비 상승은 기정 사실”이라며 “과거 인건비 인상폭은 10% 가량이었지만 올해는 증가폭은 더 클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성과 공유 측면에서는 업계 모두가 연봉 인상을 환영하지만 한 번 올린 인건비는 감원 없이는 낮출 수 없다”며 “폭발적인 연봉 인상이 전형적인 ‘사이클 산업’인 게임계의 장기적 성장성을 갉아먹을 수 있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윤민혁 기자 beheren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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