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사미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지난해 국내 가구·인테리어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핫한 브랜드’다. 가구·인테리어 업계에서는 중저가, 올드한 이미지에서 탈피해 프리미엄 시장과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의 취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공략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같은 까사미아의 변화에는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바탕으로 브랜드 성장을 이끌고 있는 박계환(사진) 디자인 총괄의 역할이 크다는 평가다.
최근 까사미아 본사에서 만난 박 디자인 총괄은 지난해 까사미아가 급성장을 할 수 있었던 비결로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비롯해 ‘컬러’와 ‘모듈’ 등 인테리어 트렌드로 꼽았다. 특히 까사미아 압구정점의 하이엔드 컬렉션 ‘라메종’은 까사미아가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이미지로 변신하는 모습을 확실히 보여준 공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라메종의 작은 소품, 조명까지도 직접 챙겼다고 했다. ‘라메종’ 컬렉션에는 그가 해외에서 사서 가져오다가 ‘진품’으로 의심을 받아 세관 직원들이 총출동하는 등 해프닝이 벌어졌던 조각품도 전시됐다. 그는 “컬렉션 하나를 만드는 데 보통 2년이 걸리지만 8개월 만에 완성했다”며 “이러한 작업 시간을 해외에서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고 할 정도로 ‘라메종’ 컬렉션을 완성하는 데 집중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 외에도 하반기에는 프리미엄 라인을 매트리스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의 인테리어 트렌드 역시 카사미아가 성장하는 데 역할을 톡톡히 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까사미아가 추구했던 디자인 전략이 트렌드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는 “컬러는 단조로운 인테리어에 변화를 주고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아주 쉽고도 확실한 요소”라며 “벽면이나 바닥 등 넓고 큰 부분이 아니더라도 쿠션, 협탁, 조명, 오브제 등에 컬러로 포인트를 주면 한 순간에 다른 공간에 온 듯 확실한 변화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단조로운 인테리어에 변화를 주고 싶었던 고객들의 니즈도 까사미아의 디자인에 반영했다. 그는 “모듈 기능을 기반으로 한 가구는 코로나 시대 가장 중요한 인테리어 트렌드 중 하나”라며 “거주 공간을 넘어 사무실로, 학교로, 취미 공간으로 집의 기능이 다양하게 확대되면서 쓰임새와 공간의 역할에 따라 다양하게 조합과 구성이 가능한 모듈 기능이 고객의 가장 중요한 관심 요소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컬러로 포인트를 줄 수 있는 제품을 비롯해 모듈 소파인 ‘캄포’는 실제로 지난해 까사미아 성장의 중심축이 됐다. 캄포의 경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갈 수 없을 정도의 베스트 셀러가 됐다.
까사미아는 올해는 MZ세대와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한층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MZ세대를 겨냥해 온라인 전용 브랜드 ‘어니언’의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그는 “MZ세대의 라이프 스타일과 취향을 반영해 미니멀리즘을 바탕으로 한 아름다운 디자인과 실용적인 모듈 기능을 갖춘 가구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디자인 외에도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가격이다. MZ세대의 구매력에 맞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무조건 단가를 낮추는 방법이 아닌 색상 등 개발을 통해 단가를 맞추다보니 ‘머리가 아플 지경’이라고 했다. 까사미아는 매트리스 등 수면 카테고리도 강화해 프리미엄 라인도 올해는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박 총괄은 미국 로드 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에서 가구 디자인을 전공했다. 2016년 신세계인터내셔날 라이프스타일사업부 DS수석팀장으로 입사했으며, 2019년 까사미아에서는 디자이너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디자인 담당 임원으로 승진했다. 그는 “디자이너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까사미아의 임원을 맡은 만큼 브랜드 이미지 변신을 위해 맡았던 임무를 완성하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면서 “올해는 지난해 성장세를 발판으로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까사미아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40% 증가한 2,250억원 매출 달성과 함께 흑자 전환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연승 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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