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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시장 뒤집어놓고 "당황 말라"…NYT "머스크, 못 믿을 사람"

[혼돈의 암호화폐- 머스크 변덕에 들끓는 분노]

비트코인 결제 중단 하루만에

"도지코인 유망" 트윗…20% 급등

온라인선 테슬라 불매운동 확산

주가도 일주일새 15% 곤두박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암호화폐를 둘러싼 경솔한 언행으로 사면초가에 휩싸였다. 이른바 ‘오럴 리스크’에 테슬라 주가가 하락하는 것은 물론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머스크를 신뢰할 수 없다’는 여론 속에 테슬라 불매운동마저 불거질 조짐이다. 그렇지 않아도 중국에서 실적 부진을 겪는 와중에 자신이 자초한 악재에 휩싸인 형국이 됐다.

14일(현지 시간)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에 “당황하지 말라(Don't panic)”는 글을 남겼다. 전날 발표한 테슬라 차량 구매 시 비트코인 결제를 금지하도록 한 조치에 비트코인 투자자로부터 ‘배신자’라는 비판 여론이 들끓자 또다시 여론전에 나선 것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의 이런 태도에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암호화폐의 후원자라는 머스크가 비트코인 결제를 중단한다고 돌연 방침을 뒤집는 등 연이어 구설에 오르자 “믿을 수 없는 내레이터가 될 수 있다”고 비꼬았다.

특히 비트코인 결제 중단 이유가 법적 규제를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비트코인으로 구입한 자동차를 반품할 경우 테슬라에 유리하도록 반품 규정을 만들었는데 이게 문제가 되자 갑자기 머스크가 방침을 뒤집었다는 것이다. NYT는 “비트코인 가격이 달러 기준가보다 낮으면 비트코인을 받지만 그 반대일 경우 달러로 환불받도록 규정돼 있다”며 “이는 회계상 위험, 보증과 소비자보호법에 대한 우려를 포함해 많은 문제를 낳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테슬라가 머스크 발표 직전 비트코인을 매도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여론은 최악이다. 이 경우 머스크의 도덕성은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받게 된다. 더 나가 금융 당국이나 검찰의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 NYT는 “머스크가 결제 중단을 발표하기 전에 비트코인을 팔았는지도 관심”이라며 “테슬라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 비트코인 거래가 성사됐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이런 분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비트코인 결제 중단을 돌연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도지코인 띄우기에 나선 데 이어 비트코인을 염두에 둔 ‘당황하지 말라(Don't panic)’는 트윗을 올린 데서 이는 잘 드러난다. 이날 도지코인 가격은 약 20% 급등했다. 일각에서는 머스크가 거래 효율성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비트코인을 대체할 암호화폐로 도지코인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머스크는 자신을 ‘도지파더’라고 지칭하는 등 수차례 도지코인을 띄우기도 했다.

머스크의 가벼운 언행은 역풍을 초래하고 있다. 테슬라 차 불매를 촉구하는 ‘돈트 바이 테슬라(Don't Buy Tesla)’ 해시태그까지 등장했다. 트위터에는 테슬라 차 주문을 취소했다는 인증샷도 속출하고 있다. 실제 불매운동으로 비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테슬라는 이미 중국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에 따르면 테슬라의 4월 중국 지역 판매량은 2만 5,845대로 전달에 비해 27% 감소했다. 한 테슬라 차주가 브레이크 이상으로 사고를 당했다며 상하이 모터쇼의 테슬라 전시 차량 위에 올라가는 기습 시위를 벌이면서 현지 여론이 나빠졌다.

주가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테슬라는 이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전날보다 3.09% 하락한 571.69달러로 장을 마쳤다. 지난주 종가(7일 672.37달러)와 비교하면 15% 하락한 것이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머스크가 비트코인 결제 허용 3개월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은 테슬라와 암호화폐 투자자 모두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며 “주가 흐름에 안 좋은 영향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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