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설립된 마산그룹은 베트남을 대표하는 소비재 기업이다. 2009년 호찌민거래소 상장 이후 구조 조정을 통해 마산소비재홀딩스(Masan Consumer Holdings)는 식료품 사업, 마산미트라이프(Masan Meat Life)는 육가공 및 사료 사업, 마산자원(Masan Resources)은 광산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소스·조미료·커피는 업계 1위, 라면 및 가공식품은 업계 2위로 식료품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은행 업종 내 시가총액 4위인 테콤은행(TCB)도 마산그룹이 지분 19.6%를 보유 중이다.
2019년에는 빈그룹(VIC)으로부터 베트남 전역에 편의점 및 슈퍼마켓 체인을 운영하는 유통 기업 빈커머스(VCM)의 지분 83.7%를 인수하며 유통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당시 외형 성장을 위한 무리한 투자라는 평가와 함께 인수 직후 마산그룹의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하지만 적자 점포 폐쇄 등 구조 조정을 단행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그 결과 2020년 빈커머스의 매출은 31조 동으로 전년 대비 14%가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원자재 가격 랠리로 텅스텐과 구리 등을 생산하는 마산자원의 매출 성장과 빈커머스의 실적에 힘입어 마산그룹의 2020년 매출액은 77조 2,180억 동(100동=4원90전)으로 전년 대비 106.7% 급증했다. 다만 순이익의 경우 점포 구조 조정 등의 비용이 반영되며 전년 대비 77.8% 감소한 1조 2,340억 동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전 분기 흑자 전환한 빈커머스에 힘입어 올해는 순이익 개선이 뚜렷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연례 주주총회에서도 마산그룹은 올해 연간 매출액 92조 동 이상, 순이익 2조 5,000억 동 이상을 목표로 제시했다.
한편 한국의 SK그룹은 2018년 마산그룹의 지분 9.6%를 매입한 데 이어 올해 4월 유통 자회사 빈커머스의 지분 16.26%를 인수한 바 있다. 이는 마산그룹의 경쟁력을 방증한다. 마산그룹은 창사 25주년 행사에서 유통·신선식품·금융의 부가가치를 온·오프라인에서 아우르는 비즈니스 플랫폼을 구축하는 프로젝트 ‘포인트 오브 라이브(Point of Life)’를 장기 사업 계획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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