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의 순이익이 은행과 비슷한 수준까지 치고 올라온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금융 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미래에셋·NH투자·한국투자·삼성·KB·메리츠 등 20개 증권사의 순이익은 총 2조 7,688억 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순이익 총합(2조 9,261억 원)의 94.6% 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에는 이들 증권사의 순이익(1,633억 원)이 5대 은행(2조 5,981억 원)의 10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고객들이 안정적인 자금 운용을 선호하는 탓에 주식시장보다 은행으로 몰렸다. 지난 2019년 미래에셋증권 등 국내 주요 20개 증권사가 벌어들인 순이익은 4조 7,413억 원으로 5대 은행의 연간 순이익(9조 9,629억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코로나19 패닉 이후 동학개미 등 개인의 국내외 주식 투자가 급증하면서 증권사의 수익원인 거래대금이 늘었고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도 한 기업에 수십 조 원의 뭉칫돈이 몰리면서 증권사들로서는 전례 없는 호황이 이어졌다. 실제로 이들 20개 증권사의 순이익이 급증한 것도 주식 시장 붐이 일었던 지난해 2분기부터였다. 지난 2020년 4∼6월 증권사들은 1조 8,576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5개 은행(2조 2,084억 원)의 80%를 넘어섰다. 3분기에는 분기 2조원을 돌파(2조 2,823억)했으며, 4분기(1조 6,185억 원)엔 은행(1조 5,454억 원)을 추월했다. 은행들이 각종 연말 비용 등을 충당금으로 쌓아둔 탓이었다.
/심우일 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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