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운임 급등으로 '미운오리새끼'에서 '백조'로 거듭난 팬오션(028670)이 2년 만에 시장 자금 조달을 재개한다. 하반기 시장금리 부담이 커진 가운데 1분기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대규모 수요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에서다.
같은날 두산(000150)도 회사채 사전청약에서 5배가 넘는 매수 주문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대규모 자산매각과 계열사 지분을 처분하면서 신용도 전망에 청신호가 켜진 덕분이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팬오션은 다음달 말 500억 원 규모 자금 조달을 준비중이다. 전액 ESG채권으로 17일 수요예측을 거쳐 25일 발행한다. NH투자증권과 신영증권이 주관 업무를 맡았다.
올해들어 해운운임이 신고가를 이어가면서 장기운송계약의 수익성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실적 개선세에 따라 회사의 신용등급에 청신호가 켜진 만큼 우호적인 조건으로 운영자금 조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팬오션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조정했다. 현재 'A-'인 회사의 신용등급이 연내 상향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팬오션은 STX그룹 하에 있던 지난 2013년 업황 악화와 대규모 차입 부담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간 바 있다. 당시 신용도도 채무불이행 상태를 뜻하는 'D'까지 추락했다.
이후 2015년 하림그룹에 인수된 이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쳐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됐던 해상 운송량이 백신 보급 등으로 급증하면서 컨테이너 운임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업황이 좋아진 영향이 컸다. 팬오션은 지난 1분기 48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378억 원 대비 약 30% 상승했다. 매출의 약 78%가 벌크선 비중인만큼 BDI(해운운임지수) 상승에 따라 수익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민경 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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