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여파 속에서도 지난 3월 출생아 수가 전년 대비 150명가량 줄어드는 데 그쳐 ‘인구 방어’에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혼인 건수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40대 엄마들의 출산율이 개선돼 출생아 수 급락을 떠받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1분기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가임기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지난해보다 0.03명 줄어든 0.88명으로 떨어졌다. 이대로라면 올해 합계출산율은 0.7명대로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3월 출생아 수는 2만 4,054명으로 전년(2만 4,206명)과 비교해 0.6% 줄었다. 이는 출생아 수가 내림세로 돌아선 2015년 12월 이후 64개월 만에 가장 작은 감소 폭이다. 인구 자연 감소는 17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인구 전문가들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아이 갖기를 미루는 부부가 늘어 올해 출생아 수가 급감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실제 올 1~2월 출생아 수는 전년 대비 각각 6.3%, 5.7% 감소했다.
하지만 30대 중반 이후 여성들의 출산율이 올 들어 개선되면서 감소 폭이 줄어들었다. 실제 올 1분기 35~39세 모(母)의 출산율(해당 연령 1,000명당 출생아 수)은 45.5명으로 전년 동기(45.4명)보다 0.1명 늘었다. 2020년 연 평균 출산율(42.3명)과 비교하면 3.2명이나 늘어난 수치다. 40세 이상 엄마의 출산율도 1분기 3.7명으로 전년 대비 0.2명 늘었다. 최근 결혼 연령 자체가 늦어지면서 이에 따른 영향으로 노산도 증가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첫째 아이를 낳을 때까지 평균 결혼 생활 기간도 1분기 기준 3.73년으로 전년 동기의 3.61년보다 0.12년 늘었다. 결혼 연령이 점점 더 높아지면서 동시에 아이를 낳기까지의 기간도 점점 더 길어지고 있는 셈이다.
다만 3월의 반짝 선방이 추세적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예측하기 어렵다. 올 1분기 기준 전국 출생아 수는 7만 519명으로 전년 대비 4.3% 줄면서 최악의 기록을 또 다시 갈아치웠다.
김수영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코로나19가 출생아 증감에 미치는 영향은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분석해야 판단이 가능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세종=서일범 기자 squiz@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