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주도성장 설계자인 홍장표 부경대학교 교수가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에 선임됐다. 정권 교체기가 임박한 시점에서 국책연구원 수장에 ‘알박기’ 코드 인사가 단행된 것이다. 조세재정연구원 신임 원장은 김재진 명예선임연구위원으로 결정됐다.
27일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이사회를 열어 두 기관 인사를 이 같이 결정했다. 임기는 3년(2021년5월31일~2024년5월30일)이다.
홍 원장은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 비서관과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현 정부 경제 라인에서 목소리가 높아진 ‘학현학파’로 분류된다. 문재인 정부의 소주성 철학은 정권 초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을 통해 저소득층의 고용 대란을 야기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최근 이에 대한 반성문을 꺼냈을 정도다.
홍 원장이 내정됐다는 소식에 KDI 출신 원로학자 19명은 “망국적 경제정책 설계자가 KDI의 수장으로 거론된다는 것 자체가 국민을 우롱하고 무시하는 처사”라고 반대하는 성명까지 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연구회 이사회를 이끄는 정해구 이사장이 직전에 정책기회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어 예정됐던 결과다. 안상훈 KDI 국제개발협력센터 소장과 우천식 KDI 선임연구위원 등 내부 인사들의 탈락에 따라 내부 반발이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김재진 조세연 원장은 국세행정개혁위원회 공평과세실현부과 위원, 국무조정실 정부업무평가 일자리·국정과제 평가전문위원,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원장, 한국재정정책학회 이사, 대통령비서실 빈부격차·차별시정위원회 조세팀장 등을 역임했다. 현 정부 초기 더불어민주당의 ‘공정과세 실현 태스크포스(TF)’에 참여했고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파견 경력이 눈길을 끈다.
/세종=황정원 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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