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환경이 비대면·디지털 중심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여전히 시중은행은 정보 변경 절차를 까다롭게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은행은 휴대폰 번호를 변경할 때 영업점 방문을 요구하는 등 여전히 디지털 시대에 맞지 않는 서비스로 고객들의 불만을 자아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애플리케이션에서 개인 정보를 변경할 때 거쳐야 하는 절차가 금융사마다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휴대폰 본인 인증만으로 정보 변경이 가능한 곳이 대부분이지만 일부 시중은행은 영업점 방문, 고객센터 전화 연결, 화상통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가령 휴대폰 번호가 바뀐 경우 카카오뱅크와 하나은행은 휴대폰 본인 확인 절차만을 요구하고 있다. 케이뱅크의 경우 이에 앞서 자동응답시스템(ARS) 인증이 필요했다. 일부 시중은행은 절차가 더욱 복잡했다. 신한은행은 1차로 신분증 확인이 필요했고, 2단계로 직접 신분증을 들고 영상통화를 거쳐야 휴대폰 번호를 바꿀 수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더욱 까다로운 절차를 요구했다. 고객 정보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가까운 우리은행 영업점을 방문하거나 고객센터로 문의하라는 팝업 메시지가 떴다. 고객센터로 전화했을 경우 상담원과 통화하며 주민등록번호 6자리, 계좌번호, 계좌 비밀번호까지 누른 후에 추가로 문자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우리은행에 확인 결과 추가로 ‘우리WON뱅킹-전체 메뉴-비대면 실명 확인-뱅킹 관리-고객 확인 등록’에서 변경도 가능했지만 정보 변경 메뉴에서는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 고객센터 연결까지 지연될 경우 영업점을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중은행이 보다 까다로운 과정을 요구하는 것은 보안을 위해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근 신분증 도용을 통한 휴대폰 개통이 보이스피싱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빈번해 고객 휴대폰 번호 변경은 사고 예방을 위해 보안을 강화해서 변경토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단순한 절차만 거치는 금융사는 이를 반박했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휴대폰 본인 인증으로도 충분히 검증이 가능하다”며 “편의성과 고객이 느끼는 책임적 보안의 차이일 뿐이며 일부에서는 여전히 너무 편리하면 보안이 허술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다소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만 금융그룹 내 은행권은 고객에게 편의를 제공하기도 했다. 한곳에서만 정보 변경을 해도 계열사 일괄 변경이 가능한 기능을 담고 있다. 신한은행·국민은행은 증권·보험·카드 등의 계열사 정보를 한번에 바꿀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광수 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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