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입성을 준비 중인 국내 유니콘(기업가치가 10조 원 이상인 비상장 기업)의 CEO들이 상장 심사 시 단기 수익보다는 미래 성장 가능성에 관한 부분을 좀 더 반영해줄 것을 촉구했다. 시장과 좀 더 원활한 소통을 해나갈 수 있도록 오래된 공시 제도를 손질하는 방향 등에 대해서도 적극 건의했다.
한국거래소는 18일 미래 성장형 기업의 국내 증시 상장 활성화를 위해 국내 유니콘 등 총 6개사 CEO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진행한 결과 이 같은 의견들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손병두 거래소 이사장이 직접 참석해 CEO들의 건의사항을 들었다.
K-유니콘을 이끄는 기업 대표들은 그동안 국내 상장 제도가 현재 또는 단기 미래를 기준으로 수익 중심의 심사를 하고 있어 제 평가를 못 받았으며 앞으로 미래 성장 가능성이 심사에 반영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건의했다. 이에 손 이사장은 “K-유니콘의 국내 상장을 지원하고자 관련 상장 제도와 심사 프로세스를 개선했다”며 “질적 심사 시 ‘성장성’ 요건을 신설해 과거 실적 중심이 아니라 예상 손익과 기술력 등 미래 성장성을 중심으로 심사가 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또 공시 제도도 시장과 소통을 더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손질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바이오 사업 중심의 스타트업은 초기 투자 비중이 높아 적자 상황이 이어질 수 있는데, 현재 공시 시스템으로는 이런 설명 없이 단순히 숫자로만 재무 상태를 보여줄 수밖에 없어 불필요한 오해가 자주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 밖에 과거 제조업체 중심으로 설정돼 있던 상장 시 우리사주 의무 배정 등의 조항도 현재 기준에 맞게 합리적으로 손질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 등이 제안됐다.
손 이사장은 “앞으로도 많은 K-유니콘 기업이 우리 증시에서 미래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원활하게 상장될 수 있도록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고 상장 절차 역시 합리적으로 운영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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