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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키우기 좋다더니…첫 입주 앞둔 고덕·위례 신혼희망타운 '어린이집 대란' 예고

입주 한 달 남은 고덕 신혼희망타운

아직도 '국공립' 신청도 안받아

대부분 자녀 둔 가정, 수요 많아

“공급 턱없이 부족” 우려 확산





#오는 8월 경기 평택시 ‘고덕 신혼희망타운(르 플로랑)’에 입주 예정인 30대 A씨는 입주 후 4살 자녀를 맡길 어린이집을 찾느라 분주하다. 맞벌이 부부인 탓에 입주와 함께 곧바로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겨야 하지만, 단지 내 설치 예정인 국공립 어린이집은 입주 한 달여를 앞둔 상황에서 아직 신청조차 받고 있지 않다. A씨는 “신혼희망타운에 입주하는 대부분의 가정에 자녀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할 것 같다”며 “일단 주변의 민간 어린이집에 대기를 걸어놓으려고 하지만 입소가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신혼부부들을 위해 마련한 신혼희망타운이 올해 하반기 첫 입주를 앞둔 가운데 단지 내에 어린 자녀들을 맡길 어린이집이 턱없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아이 키우기 좋은’ 신혼희망타운에서 ‘어린이집 대란’이 날 판이다.

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8월 891가구(행복주택 295가구 포함) 규모의 평택 고덕(A-7) 신혼희망타운에 이어 9월에는 508가구(행복 168가구) 규모의 위례 신혼희망타운이 입주를 시작한다. 두 단지는 국공립 어린이집과 가정어린이집을 설치할 예정이지만 한국토자주택공사(LH)와 지자체 협의가 지연되면서 구체적인 정원과 접수 시기 등에 대한 공지가 늦어지고 있다. 8월 입주 예정인 평택 고덕의 경우 지난달 30일 총 100명 규모의 원아모집 공고가 나왔다. 입소 가능 여부는 7월 초 대기 신청을 거쳐 입주를 코앞에 둔 7월 중순 이후에야 알 수 있다. 맞벌이 가구의 경우 입주와 동시에 보육 방안을 찾아야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어쩔 도리가 없는 상황이다.

신혼희망타운은 영유아 자녀를 둔 신혼부부에게 가점을 줘 공급하는 탓에 거의 대부분 가정에서 아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점제 분양 방식으로 미성년 자녀가 많을수록 점수가 높아진다. 이렇다 보니 대부분 신혼희망타운에서는 어린이집 입소 대상인 자녀 수가 전체 가구수와 비슷하거나 더 많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럼에도 국공립어린이집은 대부분 정원 100명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다 보니 수요와 공급 간 격차가 나타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자녀가 한 명인 가정은 국공립 어린이집 입소를 애초에 포기하고 주변 어린이집 수소문에 나서고 있다.

그나마 단지 내에 설치되는 국공립 어린이집도 단지 내 거주자의 70% 정도만 우선 입소 혜택을 주고 나머지는 주변 지역에서 모집한다. 고덕평택 어린이집은 우선 입소 비율을 다소 높인 80% 수준으로 결정됐다. 가뜩이나 좁은 입소 문이 더 좁아지다 보니 일각에서는 “신혼희망타운만이라도 거주자에게 100% 우선권을 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국토부와 LH는 단지 내 가정어린이집을 열어 보육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지만, 충분한 설치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분양 가구의 경우 실거주 의무가 있어 가정어린이집을 운영할 수 없고 랜덤 배정 과정에서 1층 가구가 모두 분양되면 역시 설치가 불가능하다는 문제가 있다. 실제로 내년 8월 입주 예정인 하남 감일 신혼희망타운의 경우 단지 전체의 1층 가구가 모두 분양으로 소진돼 가정어린이집 설치 자체가 불가능하다. 가정어린이집의 경우 수용 규모에 한계가 있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와 관련 LH 관계자는 “원아 수는 ‘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에 따른 설치기준보다 크게 설계하고 있다”며 “단지별 보육 수요를 감안해 필요시 관할 지자체와 가정 어린이집을 추가로 여는 등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신혼희망타운 공급을 대거 늘리고 있어 별다른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이같은 문제는 향후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학교 증설계획이 충분치 않다 보니 입주 가정 자녀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나이가 되면 학급 과밀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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