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광범위하게 확산된 미세 플라스틱이 단 1시간 만에 신체의 온몸으로 퍼져나가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한국원자력의학원 방사선의학연구소는 7일 “미세 플라스틱을 주입한 쥐를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으로 촬영해 쥐 몸속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이동하는 경로를 살펴봤다”며 “미세 플라스틱이 위와 장에서는 하루 만에 대부분 몸 밖으로 배출됐으나 간에서는 처음보다 5배, 생식기에는 3배나 많은 양이 각각 쌓인다는 사실을 구명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0.2㎛(마이크로미터·1㎛는 100만 분의 1m) 크기의 미세 플라스틱 폴리스티렌에 방사성동위원소 구리-64(Cu-64)를 붙인 60마이크로그램(㎍)의 방사성 구리-폴리스티렌을 실험용 쥐에게 먹이고 이틀간 PET 영상으로 촬영했다. 폴리스티렌은 일회용품이나 가전제품에 많이 쓰이는 열가소성 플라스틱이다.
연구팀은 PET 영상으로 미세 플라스틱의 이동 경로를 보기 위해 방사성 구리-폴리스티렌 섭취 정도를 나타내는 ‘PET 표준섭취계수’를 분석했다. 그 결과 48시간 뒤 간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오히려 5배나 증가했다. 다만 위와 장에서는 미세 플라스틱이 24시간 정도 머문 뒤 대부분 몸 밖으로 빠져나갔다.
연구팀은 PET 영상으로 관찰하기 어려운 부위의 미세 플라스틱 분포를 보기 위해 실험용 쥐의 내부 기관을 적출해 쥐가 먹은 방사성 구리-폴리스티렌에서 방출되는 감마선을 측정했다. 이를 통해 미세 플라스틱이 1시간 만에 각 기관에 퍼져나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48시간 뒤 생식기에 미세 플라스틱이 3배나 쌓였고, 심장·신장·방광에서는 미세 플라스틱이 처음에 비해 다소 늘어난 것을 밝혀냈다. 다만 뇌에서는 미세 플라스틱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었고 폐와 비장·혈액 등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감소했다.
연구팀은 “경구 투입을 통한 미세 플라스틱의 몸속 이동 경로를 처음으로 확인했다”며 “연구 결과는 향후 미세 플라스틱의 인체 영향 관련 임상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지난 2019년 호주 뉴캐슬대의 사바 팔라니사미 박사 연구팀은 “현대인은 매주 신용카드 하나 분량의 미세 플라스틱을 자신도 모르게 섭취하고 있다”고 밝혀 충격을 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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